서울에 위치한 유아 대상 영어학원 학원비가 월평균 119만원(연 1,400만원)으로 대학교 등록금의 2배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걱세)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사걱세 영유아사교육포럼 10주년 기념 콘퍼런스'를 열고 이런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 월평균 학원비는 지난해 118만8천832원으로 전년 대비 약 5.5% 늘었다. 이는 1년으로 계산하면 4년제 연평균 대학등록금(675만원)의 2배가 넘는다.
서울에서 가장 비싼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동작구에 위치한 '버틀러 학원'으로 한 달 학원비가 264만9천원, 1년에 3천179만원이었다.
이날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의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전년 대비 18개 늘어난 총 329개로 집계됐다. 지역은 강남·서초가 87개로 가장 많았으며, 강동·송파(59개), 강서·양천(34개), 은평·서대문·마포(30개) 등으로 나타났다.
유아 대상 영어학원 일평균 교습시간은 4시간 57분으로 초등학교 1∼2학년 수업(3시간 20분)보다 1시간 37분 길었다.
사걱세는 "놀이를 표방하기도 하지만 교재, 인지 중심으로 이뤄지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은 영유아 발달특성을 고려하기 어렵다. 발달에 적합한 교육과정을 박탈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영어학원 강사들은 조사에서 "대학을 졸업한 외국인들이 와서 교육적 수준은 높지만 아동 발달에 대한 이해가 없다", "원어민들은 아이들끼리 싸웠을 때 중재 등 일상생활 지도를 하지 않는다", "아이들끼리 뭉쳐서 놀지 않는다" 등의 부정적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편 사걱세가 지난 5월 전국 어린이집에 근무하는 영아 보육교사와 영아 부모 총 1천35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어린이집을 다니는 영아반 학생 중 81.2%는 가정에서 사교육이나 조기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있었다.
이 중(중복 응답 가능)에서는 '책 육아'가 55.0%로 가장 많았으며 문화센터 프로그램(51.9%), 영어 동영상(27.8%), 방문교사(25.6%), 한글·수 학습지 및 동영상(각각 21.8%) 등으로 나타났다.
처음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한 시기는 평균 12.1개월 때였으며, 가정에서 이용하는 프로그램 가짓수는 2가지가 32.5%로 가장 많았다.
어린이집에서 일종의 사교육인 '특별활동'을 이용하는 비율도 늘고 있었는데, 어린이집 영아반 중 0세반(0∼16개월)의 46.7%, 1세반(17∼28개월) 53.3%, 2세반(29개월부터) 82.5%가 특별활동을 듣고 있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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