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잭슨홀 회의' 연설에서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았지만, 증시를 요동치게 했던 지난해와 달리 강도가 세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월 의장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 심포지엄에서 "필요시 금리를 올릴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은 이러한 시장 반응을 전했다.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과반으로 올라간 가운데, 9월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시장의 관심은 향후 발표될 경제지표로 옮겨가고 있다.
아넥스 자산관리의 브라이언 제이콥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월 의장의 연설에 대해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메시지는) 적었다"면서 "지난해 짧지만 인정사정 없었던 연설 대신 더 길지만 침착한 방식을 택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핵심 단어는 '신중히'(carefully)였다. 연준은 강력하게 대신 신중히 나아갈 것"이라고 봤다.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석 시장전략가 역시 "전체적으로 시장 우려보다 다소 덜 매파적이었다"면서 파월 의장이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유지하겠다'는 지난해 기조를 많이 재사용했지만 '신중히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는 연준이 단기적으로 데이터에 따를 것임을 명확히 한 메시지라는 것이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는 "예상한 대로였다"면서 "다음 달 기준금리는 동결되겠지만 금리 인상이 공식적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 현 상황에서 파월 의장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연준이 최근 미 국채금리 상승의 배경이 된 '더 높은 금리를 더 오래' 기조를 재확인한 것과 관련, 내년 경기 둔화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지난해 초 매파적 기조보다는 더 균형 잡혀있었지만,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한 신호를 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금리가 더 높아질 경우 성장에 부담이 되고 내년 침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이론적으로는 이 경우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봤다.
T.로 프라이스의 마이크 슈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연설로 연착륙 가능성이 작아졌다"면서 "금융환경에 균열이 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연설 내용이 연준에 대한 신뢰 제고에는 긍정적이겠지만 미국 경제에는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오닉 자산관리의 더그 핀처는 "(고금리로 미국 경제 가운데 취약한) 무엇인가가 부서질 수 있다"면서 "실질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며 이는 조금 무섭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는 다음 달 기준금리 상단이 5.5%로 동결될 가능성이 80%로 여전히 지배적이다.
하지만 파월 의장의 발표를 전후해 하루 사이 11월 금리 동결 전망은 50.6%에서 44.5%로 내려온 반면, 금리 상단이 5.75%(46.7%)나 6.0%(8.9%)에 이를 것으로 보는 전망이 과반으로 올라섰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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