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하계 휴회를 마치고 9월부터 다시 가동되는 가운데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매카시 의장은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출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계획을 묻는 말에 "지금까지 수집한 모든 정보를 살펴보면 탄핵 조사로 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다음 수순"이라고 말했다.
이어 "탄핵 조사는 의회가 필요한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최대의 법적 권한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말 "우리는 정보가 이끄는 대로 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탄핵 요구 수위로까지 상승한 상태"라고 말하기도 했다.
탄핵 조사(impeachment inquiry)는 탄핵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되는 조사다.
하원의 탄핵 조사는 하원 법사위나 별도 특위 구성 등을 통해 진행되지만, 탄핵 추진을 위해 꼭 거쳐야 하는 헌법적 절차는 아니다.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는 하원의 탄핵 소추안 가결과 상원에서의 탄핵 재판 등의 순이다. 현재는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탄핵안이 미국 의회에서 최종 처리될 가능성은 없는 상태다.
앞서 지난 2019년 당시 하원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른바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의결하기 전에 탄핵 조사 결의안을 먼저 처리하고 탄핵 조사 절차를 공식화한 바 있다.
현재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각종 상임위에서 바이든 대통령 차남인 헌터 바이든 관련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고 있는 상태다.
헌터 바이든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던 때 우크라이나 에너지기업 부리스마 홀딩스 임원으로 영입돼 거액을 받았다는 의혹 등을 받고 있으며 공화당 일각에서는 바이든 당시 부통령이 차남 사업을 도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또 미국 국세청(IRS) 내부고발자 등의 증언을 토대로 바이든 정부가 헌터 바이든의 탈세 문제 관련 기소를 막았다면서 수사 외압 의혹도 부각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필요성도 일부 거론하고 있다.
실제 그레그 스투비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법무부가 이달 초 헌터 바이든에 대한 수사를 특검 체제로 전환하자 탄핵소추안을 의회에 내기도 했다.
매카시 의장이 이날 탄핵 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내 내부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매카시 의장의 발언은 공화당내 강경파를 의식해서 임시 예산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차원도 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2023 회계연도 예산은 다음 달 말로 종료되며 그 이전까지 내년 회계연도 예산 처리가 안 될 경우 미국 정부는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 상태가 된다.
현실적으로 이 시한 이전에 내년 회계연도 예산안을 정식 처리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매카시 의장은 셧다운을 막기 위해 당분간 올해 예산에 근거해 내년도 예산을 집행하는 임시예산안(CR)을 먼저 처리할 것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에게서는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이 돌출되고 있다.
매카시 의장은 "정부가 셧다운되면 정부 업무와 수사 등 모든 것이 중단된다"면서 "이것은 미국 국민에게 상처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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