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찔끔…노인 10% '변실금' 앓는다

입력 2023-09-02 12:01  

'필수의료' 인식 높이고 진료수가 개선 필요
세척가능 공공화장실도 늘려야



고령화 추세에 '변실금' 환자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변이 조금씩 흘러나오는 변실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거나 사회활동을 저해할 수 있어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일 대한대장항문학회에 따르면 국내 변실금 유병률은 65세 이상 인구에서 10명 중 1명꼴 이상인 10~15%로 추정된다. 지난해 고령자 통계를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901만8천명이니 약 90만명 이상이 변실금 증상을 겪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매우 드문 게 현실이다.

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국내 변실금 진료 환자 수는 2012년 6천266명에서 2022년 1만5천434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65세 이상이 1만1천명(71.3%)인 점을 고려하면 아직도 국내 변실금 환자 가운데 약 1.2%만이 병원 치료를 받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변실금이 초고령 사회 진입을 앞둔 우리나라에서 이미 중요한 의학적 문제가 됐지만, 타인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질환의 특성 탓에 질병이 생긴 줄 알면서도 치료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변실금은 항문 괄약근의 손상으로 항문을 조이는 기능이 약화하거나, 괄약근을 조절하는 신경에 문제가 생겨 대변 마려움을 뇌에 적절히 전달하지 못해 발생한다. 이런 이상은 고령으로 접어들면서 괄약근이 자연스럽게 위축돼 나타나기도 하지만, 분만 과정이나 항문수술 중에 괄약근이 직접적인 손상을 입어서 생길 수도 있다.

변실금은 증상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되지만 항문 주변에 남아 있는 대변으로 인해 피부감염이나 방광염이 발생할 수 있고, 통증이나 가려움증이 유발되기도 한다.

학회가 변실금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 외출이 어렵다 ▲ 냄새가 난다 ▲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 기저귀 착용으로 자존감이 낮아진다 ▲ 성생활에 방해가 된다 등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환자의 42.6%는 증상이 생긴 지 1년이 지나서야 병원을 처음 방문한 것으로 분석됐다. 증상 발현 후 한 달 이내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13.9%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변실금 증상이 발생했다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 내시경, 영상검사, 항문직장내압 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권고한다.

변실금은 식단 조절, 약물 치료, 배변 훈련, 바이오피드백 치료, 수술, 전기 자극치료 등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의료계에서는 환자에게 제대로 된 치료가 폭넓게 제공되려면 변실금 진료수가를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변실금 진료 수가는 미국과 일본에 견줘 25% 수준으로 매우 낮다는 게 학회의 분석이다.

아울러 변실금이나 장루 환자를 위한 공공 화장실이 확충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화장실 이용 때 세척 시설이 필요한 질환의 특성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는 병원 두 곳(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과 역사 두 곳(수서역, 대구 청라언덕역)에만 이런 전용 화장실이 설치돼 있을 뿐이다. 일본의 경우 2000년에 별도의 법률을 제정해 50㎡ 이상의 공중화장실을 신축하거나 증축할 때는 세척이 가능한 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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