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문 걸어잠근 금융사…불법 사채 내몰릴 판

입력 2023-09-10 11:03   수정 2023-09-10 11:53


대부업체와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이 서민금융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부업계의 가계신용대출 신규 금액은 6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대부업계 가계대출 규모는 1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작년 대출 규모(4조1천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대부업과 함께 서민들의 급전 통로로 활용되는 저축은행 역시 올해 가계신용대출을 급격히 줄였다. 상반기 5조8천억원을 공급, 역시 작년 공급 규모(17조2천억원)와 비교하면 확연히 쪼그라들었다.

대부업계와 저축은행들은 장사할수록 손해인 '역마진'을 우려하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조달 비용이 급증한 가운데 연체·부도율까지 높아지면서 대출 문 자체를 걸어 잠근 것이다.

결국 급전 통로가 막힌 서민들은 최대 수백%의 폭리를 취하는 불법 사금융 시장으로 내몰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불법 사채 피해 건수는 6천712건, 평균 대출액은 382만원, 평균 금리는 414%로 집계됐다.

정부는 급전 수요가 커진 중저신용자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금융 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융 취약계층에 가중된 부담을 고려해 정책금융 상품 공급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금융당국은 연내 서민금융 효율화 방안 발표를 준비 중이다. 재원·공급 채널별로 복잡하게 나뉜 '햇살론'을 통합하고, 최저신용자 대상 직접 대출 상품을 출시하는 내용 등을 뼈대로 한다.

햇살론의 '재원 칸막이'를 없앨 경우 서민들의 급전 수요에 더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예를 들어 최저신용자를 지원하는 '햇살론15'의 작년 공급 목표는 1조2천억원이었으나 실제로는 이용자들이 몰리며 1조4천385억원(달성률 120%)이 집행됐다. 그러나 출시 초기인 '햇살론카드'의 경우 작년 공급 목표 1천억원 중 272억원(달성률 27%)만이 실제 공급됐다.

'햇살론뱅크'의 경우에도 작년 배정된 재원은 1조4천억원이었지만 실적은 1조2천361억원(달성률 88%)에 그쳤다.

5대 시중은행이 서민금융 공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햇살론뱅크' 공급 실적 중 전북은행 공급 규모가 1조1천687억원으로 94.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은행(48억원·0.4%), 신한은행(48억원·0.4%), 하나은행(38억원·0.3%), 우리은행(18억원·0.1%), 농협은행(49억원·0.4%) 등 5대 은행 공급 실적은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현재 금융권은 가계대출 잔액의 0.03%를 서민금융 재원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이러한 출연요율의 상향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희곤 의원은 "저신용·저소득 취약차주의 연체율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서민금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한 시기"라며 "서민금융자금 출연과 공급 확대를 위해 5대 시중은행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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