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항기 아래 숨은 군용기…진짜 속내는?

입력 2023-10-01 12:27   수정 2023-10-0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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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군용기가 민항기 아래에 몸을 숨긴 채 대만해협 중간선 인근을 비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항기를 엄폐물 삼아 대만을 공격하는 이른바 '트로이목마' 전술을 훈련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일부 대만 온라인 매체는 지난달 24일 중국군의 Y-9 전자전기가 홍콩발 상하이행 캐세이퍼시픽 여객기 CX366의 아래에 숨어 약 10분간 대만해협 중간선에 바짝 붙어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는 비행기 항로 추적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와 '플라이트트레이더24' 실시간 화면을 인용, Y-9 전자전기가 M503 항로에서 CX366을 잠깐 뒤따르다가 이내 CX366 아래로 수직 낙하한 뒤 '수직 편대'를 유지한 채 대만해협에서 불과 몇㎞ 떨어진 지점을 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과정에서 Y-9 전자전기는 비행 추적사이트 화면에서 약 10분 사라졌으며 CX366이 상하이 푸둥 공항으로 향하면서 다시 화면에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M503 항로는 대만해협 중간선으로부터 불과 7.8㎞ 떨어진 부분이 포함된 남북 항로다.

대만 비행정보 구역 근접성을 이유로 대만이 반대했음에도 2018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0)가 중국 제안을 받아들여 항로로 승인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조약 체결 후 1955년 미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중국은 수십년간 암묵적으로 이를 인정하는 듯했으나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이를 무시하는 무력시위를 펼치고 있다.

이들 보도가 온라인에서 퍼지기 시작한 시점은 대만 국방부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대만 주변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고 발표한 날이다.

지난달 24일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은 중국 군용기와 군함의 대만 인근 빈번한 활동으로 인해 "총을 닦다가 격발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매우 우려한다"고 말했다.

대만 국방부는 해당 온라인 보도에 대한 입장 표명을 거부하고, 대신 대만군이 자국의 정보, 감시, 정찰 시스템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만 답했다고 SCMP는 전했다.

장옌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은 SCMP에 중국군이 '트로이 목마' 전술을 구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항기 수직 아래에서 비행함으로써 레이더상에는 한 개의 점만이 찍히도록 해 중국군 군용기 존재를 감추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중국이 민항기를 엄폐물로 삼아 군용기 3∼5대를 민항기 위아래에서 수직 편대로 비행하게 한다면 우리는 기습공격을 당할 수 있다"며 "중국 전투기들은 단 5∼10분 안에 타이베이와 다른 주요 도시로 날아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 전투기들이 M503 항로를 따라 트로이 목마 형태의 기습 공격을 감행한다면 우리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매우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인민해방군이 군용기를 정기적으로 대만해협 중간선 너머로 보내 이를 무력화하려는 것처럼 이러한 트로이 목마 전술 활동을 일상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전 6시까지 24시간 동안 인민해방군 군용기 5대와 군함 5척이 대만 인근에서 활동하는 것을 탐지해 이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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