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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드머니' 손 대는 청년들 [슬기로운 금융생활]

장슬기 기자

입력 2023-10-08 06:00   수정 2023-10-0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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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저축은행 대출 이용 늘어
채무불이행·개인회생도 급증


"고금리 '하드머니'도 마다않는 청년들이 늘었다"

잇따른 금리·물가 인상과 높아진 은행 문턱으로 제2금융권을 찾는 청년들이 나날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2금융권 대출의 경우 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이자부담이 상당한, 그야말로 '하드머니'로 불리고 있어 부실 우려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로 지목되고 있는 청년층의 대출 실태를 조명해봤습니다.

◆ 문턱 높은 은행 대신 저축은행으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상황'에 따르면 올 2분기 청년층의 1인당 신용대출은 1,457만 원,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 관련 대출 규모는 5,504만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청년층의 주택 거래 관련 대출규모는 역대 최대치입니다.

문제는 최근 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다소 낮은 신용점수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청년들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의원이 저축은행 32곳의 연령대별 개인신용대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 신용대출 차주 수는 지난 6월말 기준 184만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만명 이상 늘었습니다. 특히 30대의 경우 49만6,000명으로 1년새 2만명이 증가했습니다.

신용대출 잔액 역시 증가세를 나타냅니다. 20대 이하 신용대출 잔액은 올 2분기 기준 2조2,000억 원으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무려 100%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30대의 신용대출 잔액 역시 7조1,000억 원으로 163% 증가했습니다.

◆ 20대 이하 저축은행 연체율 6.9%

제2금융권으로 발길을 돌릴 경우, 가장 우려되는 것은 바로 '고금리'입니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권, 카드사 대출의 경우 저신용자의 금리 상한이 평균 17~18%대까지도 적용되는 만큼 이자 부담이 상당합니다. 올해 9월 기준 국내 저축은행의 실제 대출에 적용된 금리 중 최고 상한선은 19.77%입니다.

이렇게 금리가 높다보니 제2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뒤 제대로 갚지 못 하는 청년층도 크게 늘고 있습니다. 홍성국 의원실이 저축은행 32곳의 연체율을 분석한 결과, 올 2분기 기준 20대 이하 연체율은 6.9%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p 급등한 수치입니다. 30대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1.3%p 오른 5.6%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홍 의원은 "1금융권에서 과거 저금리로 빚을 낸 '이지머니' 차주들이 늘어난 이자 부담에 고통받고 있다면, 2금융권에서는 현재 은행권 문턱을 넘지 못해 '하드머니'도 마다않는 중·저신용자들이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때문에 청년층은 한국경제의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힙니다. 실제 올 2분기 기준 취약차주 비중은 청년층이 7.2%로 다른 연령층보다 높고, 잠재 취약차주 비중은 무려 17.8%를 차지합니다. 현재 드러난 수치보다 앞으로 우려되는 대출부실 위험이 더 크다는 의미입니다.

◆ 개인회생 신청 청년층도 급증

실제 빌린 돈을 갚지 못 하고 개인회생을 신청하거나 금융채무 불이행자가 된 청년층도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 금융채무 불이행자의 경우 금융기관에서 대출한 후 90일 이상 대출이자를 연체한 경우를 말합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진선미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29세 이하 연령대의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9만5,000명, 30대는 13만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20~30대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1만7,000명이나 증가했습니다.

20~30대의 개인회생 신청 건수 역시 같은 기간 2만5,244건으로 집계됐습니다. 20대는 8,447건, 30대는 1만6,797건입니다. 지난 2021년 20~30대의 전체 연간 신청건수가 3만6,248건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이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특히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도 고금리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청년층의 증가가 불가피하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입니다.

★ 슬기로운 TIP

최근 이런 상황을 방증하듯 만기를 채워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청년희망적금' 마저 해지율이 30%를 넘어섰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 금융기관에서 빌린 돈을 갚지 못 한다면, 최대한 낮은 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최선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이달부터는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활용되는 소액 마이너스통장, 이른바 '비상금대출'이 금융권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됩니다. 대출 갈아타기를 지원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은 금융사간 금리 비교가 쉽고, 이를 통해 금융사간 경쟁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어 청년층을 위한 전용상품이나 우대금리 등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올 연말부터는 32개 금융사가 참여하는 대출비교 플랫폼 앱이 운용돼, 스마트폰으로도 금리와 조건을 비교해 유리한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됩니다. 계획없이 급하게 고금리로 받은 대출이 있다면 '대환대출'을 적극 활용해 금리를 비교한 뒤 이자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또한 금융위는 청년층이 청년희망적금을 만기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적금담보부대출을 운영하고, 햇살론 유스 정책상품 이용 시에는 우대금리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만 19~34세 이하,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의 청년층이나 대학생, 대학원생, 중소기업에 1년 이하 제작 중인 청년층은 서민금융진흥원을 통해 햇살론 유스 지원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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