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첨단소재·바이오로 대전환

김채연 기자

입력 2023-10-12 12:15   수정 2023-10-12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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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이번주 초 LG화학이 일본 완성차 기업 도요타로부터 약 3조원 규모의 양극재 수주에 성공했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LG화학은 대표적인 석유화학 기업인데, 새롭게 키우고 있는 신사업인 배터리 소재, 바이오 부문 성과가 조금씩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부 김채연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먼저 이번 도요타와 공급 계약 어떤 의미가 있는건가요.

    <기자>
    LG화학은 글로벌 1위 완성차 기업 도요타 북미 법인에 2030년까지 2조8000억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인 공급 물량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전기차 60만~70만대분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미국 GM과 95만톤 규모, 전기차 500만대 분의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한데 이어서 추가로 굵직한 고객처를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LG화학의 배터리 소재 매출 대부분이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는데요, 이번 계약으로 고객처를 다변화 했다는데 의미가 큽니다.

    지난주엔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이 도요타와 연간 20GWh(기가와트시) 배터리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는데, LG가 전기차를 키우고 있는 도요타와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2분기 실적 발표 설명회에서 여러 고객사와 협상 중이라는 언급도 있었고, 연내 추가 공급 계약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주 또 다른 성과도 있었는데요, LG화학이 LG디스플레이와 함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핵심 소재 ‘p도판트’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핵심 소재인데도 개발이 까다로워서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왔는데, LG가 10여년간 연구 끝에 개발에 성공한 것입니다.

    첨단소재에서 성과가 나오자 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LG화학 주가는 계속 하락세를 이어와 이달 초 48만원대까지 떨어졌는데요, 이번주 다시 10% 가까이 올랐습니다.

    <앵커>
    그동안 투자해온 신사업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 제2의 LG에너지솔루션 기대해도 될까요?

    <기자>
    LG화학은 기존의 석유화학과 함께 신사업은 크게 첨단소재와 바이오 두 축인데요.

    배터리 소재 부문에선 양극재부터 실리콘음극재, 분리막, 최근 LFP배터리까지 배터리 분야 전 밸류체인을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가장 주력하고 있는 건 양극재인데, 지금 미국 테네시주에 약 4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생산 공장을 짓고 있습니다.

    이 공장에서 2025년 말부터 연간 120만톤, 전기차 120만대분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는 양극재 생산에 들어갑니다.

    이번 도요타와의 계약도 물량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북미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판매 인하 경쟁이 심화되면서 저가형 LFP배터리 시장에도 뛰어들었는데요. 지난달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국내 업계 처음으로 LFP 양극재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보급형 전기차 50만 대를 만들 수 있는 연산 5만톤 규모고요,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LFP는 북미 지역에 공급될 예정입니다.

    배터리 소재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매출 목표도 지난해 초보다 45% 올려잡아 2030년까지 30조원을 달성하겠단 계획입니다.

    신사업의 또 다른 큰 축은 바이오입니다. 지난해 미국의 항암신약 개발 기업 아베오를 약 8000억원에 인수하면서 신약 사업에 대한 확장 의지를 보였습니다.

    미국에서 바이오의약품 제조공장 건설도 추진 중인데요, LG는 그동안 인수합병(M&A)에 보수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의 경우 실패 가능성도 크고 성과를 내기까지 워낙 오랜 시일이 걸리다보니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봐얄 것 같습니다.

    신사업에 2025년까지 10조 투자 계획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럼 여천 NCC공장 비롯해 일부 석유화학 사업부 매각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 석유화학 부문은 정리하는건가요?

    <기자>
    석유화학 불황이 올해 들어 더 심화돼 수익성이 낮은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건데요.

    최근 편광판과 편광판 소재 사업을 중국 기업에 약 1조1000억원에 팔았습니다.

    여천 NCC 공장과 청주, 오송공장은 업황이 안좋다보니 매각도 지지부진합니다.

    실적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석유화학 부문 지난해 영업이익률 4.9%로 2021년 19.7% 대비 15%포인트나 하락했습니다.

    올해는 상황이 더 좋지 않습니다. 이번 3분기 실적 아직 공개되진 않았는데요, 증권가 실적 전망치는 석유화학 부문에서 영업적자 1500억원으로 예상했습니다,

    2분기 127억원보다 10배 이상 적자폭이 확대된 수치고요, 지난해 4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게 되는 셈입니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지연되면서 제품 수요가 크게 꺾였고, 최근 유가가 다시 급등하면서 석유화학의 시름은 계속 깊어질 전망입니다.

    유가 상승으로 제품 원료가 되는 나프타 가격까지 올라 지난해 4월 이래로 에틸렌 스프레드가 손익분기점인 300달러보다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석화 부문을 줄이는 사업 재편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거죠.

    지금 공식적으로 매각하고 부문 외에도 물밑에선 매각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요, 비주력 부문을 팔아서 그 자금으로 신사업 투자에 속도를 더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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