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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렸는데…국제유가 150불 전망 왜? [신인규의 이슈레이더]

신인규 기자

입력 2023-10-17 08:15   수정 2023-11-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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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가능성…유가↓
중동 불안 이란 개입 우려 상존
국제금융센터 "이란 개입시 유가 150불↑"
유류세 인하 조치 두 달 연장

<앵커>
우리 시장에 중요한 이슈, 국내 해외 막론하고 살펴보는 이슈레이더 시간입니다. 신인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신 기자, 오늘은 어떤 이야기 준비했습니까?

<기자>
조금 전 이슈레이더에서도 그렇고 유가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주목하는 투자자 분들 많으신데요. 이번 시간에는 현재 유가를 움직이는 단기적인 힘과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보고 있는 최신 유가 시나리오, 국내 대응 상황 정리해보겠습니다.

<앵커>
그동안 유가 불안했는데 지금은 떨어지는 중이네요.

<기자>
한 단어로 정리하면 ‘베네수엘라 덕’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하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를 완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외신들이 현지시각으로 내일이면 백악관이 베네수엘라 대상 제재를 완화한다는 발표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이 덕에 미 증시 장중 국제유가가 1% 가까이 내렸습니다.

<앵커>
산유국에서 베네수엘라가 갖고 있는 무게감이 꽤 크지 않습니까.

<기자>
사실 베네수엘라 하면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국제 뉴스 중에서도 사회 뉴스에 많이 등장했던 나라죠. 인플레 관리 실패하면서 슈퍼 법정화폐가 휴지조각이 되고, 국민들 살림살이가 파탄에 이른 나라로 기억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앵커>
여기가 지폐가 종이보다 싸니까 핸드백 만들고 종이공예 해서 팔고 했던 그런 나라죠.

<기자>
저도 영상들 봤는데 다들 손재주가 좋으시더라고요. 어쨌든 산유국으로서 베네수엘라는, 석유 생산량으로만 따지면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량의 1/3 수준은 담당해낼 수 있는 수준의 잠재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서방 세계가 도와준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지만요.

1990년대까지만 해도 이 나라는 하루 300만 배럴 이상의 석유를 생산해왔고요. 세계 석유 매장량 1위 국가로 꼽힙니다.

<앵커>
이번에 미국이 베네수엘라 제재를 푼다고 하면 명분이 있을 텐데요?

<기자>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 제재에 나선 건 지난 2018년 이 나라의 대선이 불법 선거로 이뤄졌다는 의혹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제재를 푸는 명분은 베네수엘라가 다음 대선에서 불법 없이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도록 만든다는 겁니다. 베네수엘라가 공정 선거를 한다는 조건 하에, 미국은 이 나라 원유 산업 제재를 푸는 협정을 맺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 이야기는 적어도 베네수엘라가 2024년 대선에서 또다시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 한, 그러니까 내년까지는 세계가 예상하지 않은 대규모 원유 공급이 이뤄질 수 있다는 뜻이 됩니다.

<앵커>
이 소식 때문에 그동안 오르던 유가 떨어졌지만 그래도 원유 시장 불안합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때문에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 어떻게 보고 있나?

<기자>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그 부분에 대해 계속 주목하고 있습니다. 핵심은 이란이 이번 갈등에 직접적으로 연루되느냐 하는 점입니다.

BNP파리바는 중동 지정학적 이슈와 관련해 유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이냐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요. 첫 번째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갈등이 가자지역 안에서 끝나는 겁니다. 인근 국가들이 이스라엘의 과격한 조치에 반발하겠지만 이스라엘과 중동 국가들이 2020년 수교를 맺었던 아브라함 협정을 깨는 일은 없는 시나리오가 하나 있고요. 두 번째는 전쟁이 시리아와 헤즈볼라의 대리전 양상으로 확대되는 겁니다.

이 두 가지 시나리오까지만 가도 유가는 일반 공포심리 영향을 받는 수준에서 움직인다는 분석인데 문제는 이란이 이번 사태에 개입하는 마지막 시나리오입니다. 그렇게 되면 유가는 100달러 이상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게 BNP파리바의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게 유가가 올라가면 산유국들이 공급을 늘려서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텐데요?

<기자>
그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유가가 100달러 이상에 머무르는 시간이 아주 길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함께 내놨습니다.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더라도 내년 2분기까지는 유가가 정상화될 것이라고는 봤지만, 산유국들이 공급을 늘리기 위해 움직이는 기준선은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10달러가 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유가가 90달러 후반이나 100달러 약간 넘는 정도로는 산유국이 콧노래만 부르면서 고유가를 즐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죠.

<앵커>
그 얘기대로라면 이번 사태 관련한 뉴스에 이란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느냐, 이런 것들 보면서 원유 시장 불안감을 짐작해볼 수 있겠다.

<기자>
실제로 우리나라 국제금융센터 같은 경우에도 시나리오별 유가 점검을 했는데요. 역시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 BNP파리바가 생각하는 것과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다른 나라 개입 없이 끝나거나, 시라아 등으로 전쟁이 조금 확전되거나, 이란이 개입하는 세 가지 시나리오입니다.

그런데 센터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을 언급하면서 이란이 개입하는 최악의 경우에 국제유가가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통상적으로 전쟁이 발발하면 전쟁 프리미엄이라고 해서 유가가 20달러 정도 오르는데, 이보다 더 높게 뛸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앵커>
어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 유류세 인하조치 두 달 더 늘리겠다고 했는데, 이 역시 유가가 앞으로 조금 더 불안할 가능성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기자>
네. 유류세 인하는 원래 이번 달에 끝날 예정이었는데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전개에 따라 에너지와 공급망을 중심으로 리스크가 재차 확산될 수 있다”며 유류세 인하 두 달 더 하겠다고 말했다. 중동 사태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글로벌 인플레이션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인식이라고 봐야겠죠.

<앵커>
우리 정부에서는 이번 사태 때문에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 혹시 모른다, 이렇게 본다는 거죠?

<기자>
최근 국내 뉴스 보면 서울에서는 짜장면 한 그릇에 7천 원까지 올랐다고 하더라고요. 아직 제가 귀국한지 얼마 안 되어서 짜장면을 못 먹어봤는데 진짜 그런지 확인해봐야 할 것 같고, 택시 요금도 더 오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유가가 올라가면 이런 부분들이 더 불안해지게 되겠죠. 어쨌든 유류세는 휘발유 기준 25%, 경유는 37% 내린 수준을 한동안 유지하게 됐습니다. 서민 입장에서 제일 좋은 건 유류세 인하는 지속되고, 기름값은 안 오르는 건데 그러려면 이란이라는 나라의 이름이 중동 관련 뉴스에 더 많이 나와서는 안 되겠습니다.

<앵커>
신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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