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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도 조용히 팔았다…'판매 둔화' 애플을 향한 우려들 [바이아메리카]

김종학 기자

입력 2023-10-18 06:25  

애플(AAPL)


애플이 아이폰15 프로 제품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선택한 티타늄 때문인지 3nm급 TSMC의 새로운 칩 때문인지 모를 발열 문제를 결국 시인했습니다. 한국 발매 직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있죠.

하지만 전작인 아이폰14프로와 비교해 무게 성능 외에 외형만으로 크게 다른 점을 발견하기 힘들고 작은 변화를 찾기 위한 분석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게다다 지금 주문해도 인기 색상인 내추럴 티타늄 모델은 한 달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최고가 200만원에 가까운 스마트폰. 그런데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는 이유는 뭘까요?

한편으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지난 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서류를 통해 보유 지분 가운데 51만 1천주를 매각했다고 공시했고, 댄 나일스 등 월가 헤지펀드 투자자들 중엔 지분 전량 매도 사실을 공공연히하게 알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이 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여전히 공공해 보이죠.

미국 주식시장에서 반짝이는 기업들을 들여다보는 바이 아메리카, 오늘은 시대를 바꾼 인류 최대 기업이자 반도체, 플랫폼, 네트워킹 기술로 인공지능 시대 한 판 승부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 애플(티커명:AAPL) 정말 지금이 막차일까요?



애플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기업이면서도 역경을 헤쳐가는 사람들, 언더독 문화를 끌어안으면서 많은 팬들을 거느린 기업입니다. 1987년 IBM을 겨냥해 TV광고를 런칭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지켜오고 있는 마케팅 기조 중에 하나죠.

돈 많고 여유있는 사람들만 쓰는 제품이란 인식을 벗어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고 성공할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던져줍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는 TV 광고에서만 나오는 건 아녜요. 바로 높은 천장과 밝은 조명, 통유리로만 지어진 매장에서 나오는 무언의 메시지들입니다.



미국 금융의 중심지 뉴욕엔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덤보 등 여러 명소들이 있지만 테크 덕후들이 한 번쯤 찾는 곳이 바로 여기 명품거리 5번가 한 복판에 자리한 애플 매장입니다.

볼린 크윈스키 잭슨에서 설계해 통유리로만 지어진 곳, 한 차례 리모델링하면서 90장이던 강화유리를 한장에서 80억원이 넘는 15장 강화유리를 세워 만든 곳입니다. 미국 건축가협회에서 50대 걸작에 꼽는 곳이고 잡스 사후에 기념비적인 공간으로 지금도 남아있고, 얼마전 새로운 아이폰 출시를 맞아 팀쿡이 찾았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매장을 잘 보면 이렇게 넓은 애플 매장도 잘 보면 문이 딱 하나 뿐이에요. 왜 이렇게 지었을까요?

한국 첫 매장인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부터 여의도, 명동도 똑같습니다. 잡스가 일관되게 유리로된 큐브 형태를 고집했고, 490여개 다른 매장들도 마찬가지 전략으로 지어졌죠. 유리로 주변 경관과 경계가 없는 것 같지만, 들고나는 공간은 한정돼 있고 때때로 이렇게 긴 줄을 서게 만드는 마케팅 효과도 극대화하는 전략 중에 하나입니다.

이후 애플 쿠퍼티노 본사는 포스터+파트너스와 같이 만들어 이후 건축물들의 디자인은 주변과 보다 어울리면서 브랜드를 각인시키려는 시도들이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뉴욕 그랜드 센터를 기차역 홀이나 이탈리아 로마 궁전처럼 기존 건축물의 스토리를 이어받아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설계의 관점은 애플의 제품들에서도 그대로 이어집니다. 모든 연결의 통로는 하나, 바로 아이폰이죠.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실히 자신만의 앱스토어를 바탕으로 스마트폰 사용경험을 높이고, 애플페이, 애플TV플러스와 게임 스트리밍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지금도 고수하고 있습니다.

기기의 성능을 떠나 감성으로 쓴다고 하지만 스마트폰시장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애플도 고민이 없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안드로이드진영도 애플도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건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애플 최대 주주인 버크셔해서웨이의 워런 버핏은 애플을 농장에 비유했잖아요.

재고관리로 스마트폰 생산에서 이익을 크게 남겨왔던 팀쿡은 밭갈고 더 큰 이익이 날 분야, 그 중에서도 애플이 유독 티안나게 열심히 파고 있는 미래 사업이 바로 인공지능과 스트리밍입니다. 언급은 하지 않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구축한 구글 인공지능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 기업들의 우위에 서려 하고 있죠.



이를 위해 라이다 센서를 업그레이드하고, 한물간줄 알았던 스마트홈 연결망과 자체 통신 네트워크칩, 그리고 게임 서비스까지 완전체로 만들기 위한 밑작업을 하고 있죠.

가상환경에서 작동하는 사용자 경험을 위해 500만원에 가까운 비전 프로를 선보인 뒤, 지난번 신제품 발표에서 유난히 게이밍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성능일텐데 애플의 A17프로칩은 헥타코어에 CPU와 GPU, 뉴럴링크를 탑재하고, 추정치로 프로맥스 모델엔 8기가의 랩이 들어간다고 알려져 있어요. 이 GPU와 뉴럴링크로 돌아가는 칩의 성능은 엔비디아가 현재 게이머용으로 판매하는 PC용 제품과 성능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주목할 건 '스레드 네트워킹'을 처음으로 탑재했다는 거예요.

혹시 스마트홈, 말 한 마디면 불켜주고 공기청정기 돌아가고 청소기도 움직이는 IoT. 왠지 그럴듯하지만 여간 귀찮은 게 아니잖아요. 삼성싱스, 엘지씽큐, 여기에 필립스 따로 애플 따로. 또 통신사 라우터마다 기가지니니 이름도 다 다르고. 마치 한국어, 중국어, 영어가 뒤섞여서 잘 소통이 되지 않으니까 웬만해선 설치조차 못하잖아요.

그래서 제조사들이 프로젝트칩이란 걸 만들어서 매터(Matter)라는 표준을 만들었는데 이 표준에 최적화한 공통된 언어, 그러니까 스마트홈 세상의 '영어'를 탑재한 게 스레드거든요.

인공지능 스피커가 전원이나 인터넷에 항상 연결되어 있어야 하던 것에서, 애플 아이폰이 이 기능을 흡수하고 명령을 중개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마치 아이언맨에 자비스처럼 400만원이 넘는 증강현실 기기가 정말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기기가 되고, 게이밍까지 연결하는 생태계가 확장될지 주목할 지점입니다.



하지만 이런 애플도 쉬운 길을 걷고 있는 건 아닙니다. 팀 쿡 체제 이후 그가 전문으로 한 JIT(Just In Time), 재고를 최소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공급망 압력 속에서도 세계 첫 3조 달러를 기록했죠. 하지만 이런 깜짝 실적을 내기에는 기존 제품들로는 한계가 다가오고 있어요.

2022년 1분기 346억 달러 순이익을 기록한 뒤 실적 둔화 국면에 진입해 있고, 아이폰의 분기별 점유율은 이제 20% 아래로, 10% 중반을 지키는 선까지 밀려나 있죠.

이번주 모건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애플은 4분기 8% 줄어든 매출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215달러에서 210달러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죠. 에릭 우드링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애플 아이패드 4분기 매출이 72억 달러로 지난해 대비 23%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화웨이가 선보인 메이트60프로 이후 주력 시장이 흔들린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애플은 2020년 이후 지난해까지 전체 매출에서 중국의 비중이 30%를 상회하는 성장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같은 기록을 내기 어려워 보입니다.

제프리스는 화웨이, 아너, 오포 브랜드의 성장으로 애플의 중국내 점유율이 두 자릿수 감소하고 있고,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아이폰15 출시 이후 판매량은 전작보다 4.5% 줄어든 상태라는 진단까지 내놨습니다. 중국 대신 인도를 거점으로 노리고 있지만 이제 첫 발을 뗀 수준에 불과하기도 합니다.

조금 더 보태면 애플이 꾸준히 시도하는 독자적인 통신망칩, 즉 5세대, LTE, GSM을 아우른 칩을 독점하려는 시도도 수 년내 성과를 보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다음 분기 새로운 아이폰 판매량이 공개되 전까지 인공지능이나 비전프로의 보급은 아직 1~2년 더 기다려야하는 미래의 일들이기도 합니다.

쏟아지는 우려에도 매번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줬던 애플이 이번 어닝시즌에도 이변없이 건재한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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