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만원짜리가 500만원에…임영웅·아이유·김동률도 '분통'

입력 2023-10-22 14:37   수정 2023-10-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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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의 인기와 함께 암표 거래가 활개를 치고 있지만 문제를 뿌리 뽑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모니터링 강화와 암표 의미 재정립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2일 가요계에 따르면 중고나라 등 온라인 거래 사이트에는 인기 콘서트의 티켓이 정가보다 수만∼수십만원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임영웅의 서울 단독 콘서트의 경우 정가 15만4천원짜리 SR석이 장당 45만∼50만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정가의 무려 3배 이상을 받는 것이다. 무대와 가까운 16만5천원짜리 VIP석의 경우 정가의 4배에 육박하는 60만원에 판매되는 사례도 있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암표 신고는 2020년 359건, 2021년 785건, 2022년 4천224건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제대로 된 조치는 전무했다.

앞서 류의원은 지난 지난 17일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 국정감사에서 "임영웅 콘서트를 비롯해 공연 암표가 기본 2배에서 비싼 좌석은 30배까지, 표 한 장에 500만원이 넘는 것도 있다"며 "콘진원이 암표 근절 캠페인도 하고 암표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달라지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임영웅 측은 불법 거래 의심 예매를 강제로 취소시켰고, 아이유는 티켓 부정거래를 신고한 팬에게 해당 티켓을 증정하는 '암행어사 포상'을 도입했다.

그러나 최근 전석 매진을 기록한 어느 인기 가수 콘서트에서는 암표상으로 추정되는 개인이 아이디를 바꿔가며 80장이 넘는 티켓을 사들인 사례가 적발되는 등 암표 거래는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김동률은 최근 4년 만에 연 단독 콘서트에서 "리셀링(Reselling)과 매크로의 문제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라며 "제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음에는 여러분들이 더 잘 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다비치의 강민경도 자신의 SNS에 "몹쓸 암표상 관련 제보 글을 받고 너무 속상하고 미안했다"며 "앞으로 더 많이 신경 쓰고 대책을 강구하겠다. 불법 거래 티켓은 꼭 제보해 달라"고 토로했다.

암표가 보란 듯이 팔리는 것은 이를 규제하는 법망이 허술하기 때문이다.

공연법은 "문체부 장관은 공연 관람권 등의 부정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선언적 효력에 그치고 있다.

현재 암표 처벌 규정은 경범죄처벌법에 마련돼 있다. 흥행장과 경기장 등에서 웃돈을 받고 입장권 등을 다른 사람에게 되판 사람을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

그러나 이는 오프라인 현장 거래만 규제할 뿐, 암표 매매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온라인 거래는 제재 대상이 아니다. 법 자체가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탓이다.

다만, 매크로를 사용해 1천장 넘게 티켓을 구매하는 등 '도 넘은' 일부 경우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 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극히 일부에 국한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래지자 국회는 올해 2월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부정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위반 시 이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공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정 법률은 내년 3월 시행된다.

하지만 가요계 일각에서는 개정 법률도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만 처벌해 실효성이 떨어지고, 이마저도 일일이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동환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장은 "매크로의 등장으로 암표상이 조직화·기업화돼가고 있다"며 "우선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경범죄처벌법상) 암표 규정부터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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