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두 배 가까이 급등한 이후 지난 7월부터는 박스권에 갇혀 있던 비트코인 가격은 현지시각 23일, 하루 사이 10% 넘게 급등했는데요. 이는 바로 대형 자산운용사들이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가 곧 승인 될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던 지난 8월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이 자사의 비트코인 신탁 상품을 ETF로 전환해달라며 미증권거래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비트코인 선물 ETF는 허용하면서 현물ETF 신청을 거부한 건 증권거래위원회의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행위라며 재검토를 요구합니다.
이후 항소 기간인 지난 14일까지 증권거래위원회가 항소하지 않자 법원 결정이 확정됐는데요. 2만6천달러 선이던 비트코인 가격은 급등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현지시각 10월 23일, DC 항소법원이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신탁상품 ‘GBTC 펀드’를 현물 비트코인 ETF로 전환하기 위한 신청을 재고해야 한다는 8월 판결을 공식적으로 확정했습니다. 업계에서는 그레이스케일 판결의 확정이 다른 회사 상품의 승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거라는 기대감이 큰 상황인데요.
증권거래위원회가 항소를 포기 한 후부터 비트코인 현물 ETF의 승인 시기가 임박했다는 관측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가 미국 중앙예탁청산기관 DTCC에 등록됐다는 소식도 전해졌는데요. 이후 ETF 티커가 DTCC 등록 명단에서 잠시 삭제됐는데, DTCC 사이트가 먹통이 되는 등 과도한 관심이 쏠리면서 DTCC 대변인은, ETF가 DTCC 등록 목록에 나타난다고 해서 규제기관의 승인 결과를 나타내는 건 아니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블랙록은 ETF를 제공하는 가장 큰 자산운용사이기 때문에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은 암호화폐 업계에 정당성을 부여할 거라고 CNN은 전했는데요.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비트코인 현금ETF들이 상장되는 과정에서 업계의 규제적 틀을 형성하게 되며 이는 암화화폐 시장의 변동성을 낮추고 유동성을 높여줄 걸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증권거래위원회에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신청한 자산운용사는 블랙록과 피델리티, 프랭클린 템플턴 등 10개에 달합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이렇게까지 비트코인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은 코인 거래소가 해킹을 당해 가상 자산을 뺏기거나, 거래소 경영진이 가장 자산을 횡령하는 등의 위험 때문에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걸 꺼리는데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된다면 상대적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게 됩니다. 캐시우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경우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될거라며, 비트코인 가격이 2030년까지 60만 달러까지 치솟을 거라고 강조한 바 있고요.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업체인 크립토퀀트는, 1천550억 달러가 비트코인 시장에 유입될 수 있다며, 가격은 5만달러에서 7만3천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비트코인 시장 점유율이 이번주 월요일을 기준으로 54.45%로,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는데요. 올해 초만 하더라도 38%였습니다.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오르면서 1월 이후 비트코인 가격도 80% 넘게 상승한 건데요. 암호화폐 애널리스트 레베카 스티븐스는 이런 급등세의 원인으로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불안감, 미국 정부 분열 등에 대한 우려로 비트코인이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 입지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CNN은 불확실한 시장 속에서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하는 과정에서 디지털 금과 같은 비트코인에 투자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금과 비트코인의 관계에 대한 베런스의 기사도 있었는데요. 베런스에 따르면, 코인셰어즈의 책임연구원 제임스 버터필은, 주식시장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트코인 시장이 수혜를 봤고 가치도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비트코인과 S&P500지수, 나스닥 지수와의 상관성은 줄어들었고, 대신 비트코인과 금 가격의 긍정적 상관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는데요. 통상 시장 혼란 상황에서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자들은 몰려 드는 성향을 보이는데, 중동의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이젠 비트코인이 점점 금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 불리긴 하지만 항상 안전자산의 역할을 해온 건 아니었다며, 그런데 금과의 연관성이 이렇게 커지는 것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변화라고 덧붙였습니다.
조금 전에도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총리가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포감이 다시 불거진 상황인데요. 이스라엘 분쟁 상황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향후 비트코인 가격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계속해서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현물ETF 출시에 대한 전망 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의 향후 상승 가능성도 주목해서 보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향후 비트코인 가격을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요?
오펜하이머의 아리 왈드 애널리스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가격 급등과 함께 일일 상대 강도지수 또한 지난 1월 이후 처음으로 80을 넘어섰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과매수된 상황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가격 상승이 계속해서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세가 꺾이기 보다는 지속될 걸로 내다봤습니다.
한편 BTIG의 조나단 크린스키 수석 시장 기술자는, 비트코인이 3만2천달러를 돌파한다면, 3만8천에서 4만달러 범위에 도달할 수 있는 문이 열릴 거라고 봤고요.
StockChart닷컴의 수석 기술분석가인 줄리우스 디 켐페나르는 비트코인의 이전 저항선인 3만1천달러가 이젠 지지선이 될 수 있다며, 다음 저항선은 4만7천에서 4만8천달러에 이를 걸로 전망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오늘은 비트코인 가격의 급등세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자산운용사들은 비트코인현물ETF를 출시할 수 있을지, 중동리스크에 따라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과 같은 역할을 해낼지, 가격은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일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였습니다.
강수민 외신캐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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