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이른바 '서학개미'는 금리 인하 기대감에 계속해서 장기채 ETF(상장지수펀드)를 담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 상품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 국채 3배 ETF'(DIREXION DAILY 20+ YEAR TREASURY BULL 3X SHS ETF)다.
미국 20년 이상 장기 국채를 3배로 추종하는 ETF로, 국채 금리가 낮아질수록 이익을 얻는 상품이다.
이 ETF를 국내 투자자는 29억9천만 달러(약 4조원)를 매수하고 19억2천만 달러(약 2조6천억원)를 매도해 10억7천만 달러(약 1조4천억원)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서도 순매수가 1억1천만 달러(약 1천500억원)를 기록하며 국내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종목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올해 들어 미국 장기채 금리는 오름세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6일(이하 현지시간) 4.8466%를 기록했다.
올해 초인 1월 3일 3.7455%였던 것과 비교하면 오름세가 가파르다.
20년물 수익률도 올해 초 4.0171%에서 지난 26일 5.1895%로 올랐다.
이에 따라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미국 국채 3배 ETF'의 종가도 연초 8.03달러(약 1만1천원)에서 4.15달러(약 5천600원)로 48.3% 하락했다.
이제 투자자의 시선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로 향하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11월 FOMC와 고용 지표가 어떻게 도출되는지에 따라서 금리 급등의 불씨는 언제든지 남아 있다"며 "11월 17일로 예정된 미국 셧다운(정부 업무 일시 정지)도 변수로, 셧다운으로 실질적인 부채의 감소가 나타날지는 미지수고 단순히 이벤트에 그친다면 시장 금리는 하락했다가 다시금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는 금리 동결과 함께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중한 입장 및 향후 금리 방향에 대한 중립 스탠스(입장)가 예상된다"며 "고금리가 오래 갈 수도 있다는 코멘트도 반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겠지만, 현재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 시장 긴축 여건, 추세 이상의 성장 지속성에 대한 연준의 판단이 금리 방향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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