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 수출금액 1년째 하락…교역조건은 넉 달째 개선

김채영 기자

입력 2023-10-31 13:42   수정 2023-10-31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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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가격 약세 등으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진:연합뉴스)

반도체 가격 약세 등으로 지난달 수출금액지수가 12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급등한 국제유가 기저효과에 수입가격이 수출가격보다 더 크게 떨어지면서 교역조건은 4개월 연속 개선됐다.

3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9월 수출금액지수는 131.4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2개월 연속 하락세다.

이중에서도 반도체의 수출금액지수는 210.1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8% 감소했다.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13.7%, 화학제품은 4.3%, 석탄 및 석유제품은 7.3% 하락했다.

9월 수출물량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오르며 상승 전환했다. 석탄·석유제품이 7.6% 감소했지만,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4%, 화학제품이 5.7% 늘며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 상승 전환에도 수출금액지수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 유성욱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물량은 늘었지만 반도체와 컴퓨터 관련 부분 금액지수가 하락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9월 수입금액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6.7% 하락하면서 지난 3월(-6.6%) 이후 7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석탄·석유제품(15.8%), 전기장비(2.8%)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33.8%), 컴퓨터·전자및광학기기(-18.8%) 등이 감소한 탓이다.

수입물량지수도 1년 전보다 7.6% 내리면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석탄·석유제품(32.3%), 화학제품(9.6%) 등이 늘었으나 광산품(-21%),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14.9%) 등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수출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의미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5% 상승했다. 유 팀장은 “수출 가격지수 하락보다 수입 가격지수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라며 “일부분은 지난해 유가가 크게 상승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향후 교역조건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유 팀장은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가 현재는 9월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며 “ 교역조건은 단순 유가뿐 수출입금액 영향도 받아서 통관결과 등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상승했다. 수입 가격 하락 폭이 수출 가격 하락 폭보다 컸기 때문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 가격과 수입 상품 한 단위 가격의 비율로, 우리나라가 한 단위 수출로 얼마나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유 팀장은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과 수입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나 유가 등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9월에 유가가 소폭 상승하면서 유가에 대한 기저효과는 이른 시일 내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뜻하는 소득교역조건지수도 1년 전보다 5.6% 상승하면서 4개월 연속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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