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흥행작, 중국이 다 쓸었다

글로벌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중국업체들이 내놓은 게임들이 인기를 끌면서, 올해 100대 흥행작 중 중국업체의 게임 개수가 미국·일본 게임 개수를 합한 것과 같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장정보업체 센서타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9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에서 100대 흥행작에는 중국 작품이 29건으로 가장 많았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일본(15건)과 미국(14건) 기업들이 만든 흥행작을 합한 수와 같다. 사실상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중국이 압승한 셈이다.

2019년에는 중국과 일본이 각각 24건, 미국이 18건이었다. 그때보다 중국 흥행작은 늘어나고 일본과 미국 흥행작은 모두 줄었다. 한국 기업들의 흥행작은 2019년 11건에서 올해 13건으로 늘었다.

최근 중국 게임은 일본과 미국 시장에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100대 모바일 게임 흥행작은 전체 해외 매출의 3분의 1에 가까운 20억 달러(약 2조6천억원)를 미국에서 벌어들였다. 전체 해외 매출의 4분의 1가량은 일본에서 벌었다.

이는 중국 국내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과 관계가 있다. 당국은 청소년들의 온라인 게임 시간을 제한하고 게임 신규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 발급을 규제 중이다.

텐센트·넷이즈 등 중국 게임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하기 위해서라도 외국 제작사 지분을 사들이고 고연봉을 내걸어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게임 한편 제작에 수백명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리는 중이다.

중국 게임산업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대대적으로 알린 흥행작은 미호요(米哈游·miHoYo)가 2020년 출시한 롤플레잉 게임 '원신'(原神·Genshin Impact)이다. 원신은 이름이나 애니메이션 스타일의 그림 등 여러 면에서 일본 스타일이 강하지만, 스토리라인 등 다른 면에서는 중세 독일·일본풍을 띄고 있다. 원신 모바일 버전은 출시 후 3년간 세계 시장에서 51억6천만 달러(약 6조7천억원)를 벌었다.

WSJ는 중국 게임업계가 수십년간 해외 업체들이 중국에 외주를 준 미술·디자인 등 노동집약적 업무를 하며 노하우를 축적했다며 미국·일본이 강세인 게임기(콘솔) 시장 대신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업체들은 이제 서유기를 바탕으로 한 게임을 만드는 등 외국의 성공 사례를 모방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다만 중국 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의 사례처럼 검열·데이터보안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