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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취업 더 팍팍해진다?...노란봉투법 대체 뭐길래 [전민정의 출근 중]

전민정 기자

입력 2023-11-11 08:00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법 개정안(노조법 2·3조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노동계와 야당은 노조에 대한 무분별한 손해배상 폭탄을 막을 수 있다며 환영하는 입장이지만, 불법파업이 만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더 큰 상황입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구하겠다고 예고했고,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것을 시사했죠.

이에 윤 대통령은 여당에서 거부권 행사 요청이 오면 검토를 거쳐 양곡법, 간호법에 이어 세 번째로 거부권을 행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고요.

여야와 노동계-경영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노란봉투법에 대한 궁금증을 Q&A 형식으로 정리해봤습니다.

Q. 노란봉투법 논의는 언제, 어디서부터 시작이 됐나?

노란봉투법은 2009년 쌍용자동차 파업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노조원들을 돕기 위해 노란 봉투에 성금을 담아 보냈던 시민운동에서 시작됐습니다.

당시 정리해고에 불복해 77일간 파업을 벌인 쌍용차 노조원들은 사측으로부터 손배소를 당했고, 법원은 지난 2013년말 사측에 47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를 지켜본 한 시민이 쌍용차 노동자를 돕자는 취지로 2014년 한 언론사에 "4만7천원씩 10만명이면 47억원을 모을 수 있다"는 편지와 과거 월급봉투 색인 노란색 봉투에 4만7천원의 성금을 담아 전달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시민들을 중심으로 일명 '노란봉투 캠페인'이 이어진 겁니다.

당시 4만7천여명이 참여했고 모금액은 14억6천억원에 달했는데요. 이러한 노란봉투 캠페인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게 하자며 법을 개정하자는 목소리로 번져갔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노조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와 제3조를 바꾸는 노란봉투법 개정안은 제19대와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논의가 미뤄지며 계기됐는데요.

그러다가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들이 파업 이후 48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하며 다시 여론의 관심을 받게 됩니다.

결국 제21대 국회 야당 의원들은 노란봉투법을 다시 발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을 대표로 발의된 노란봉투법은 지난 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됐지만, 논의의 진전이 없자 환노위에서 야당 의원들은 지난달 노란봉투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건너뛰고 본회의 직회부를 결정했습니다.

결국 지난 9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노란봉투법이 상정돼 국회를 통과했고, 여당은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요청하다며 맞서고 있는 겁니다.

Q. 노란봉투법은 근로 계약의 주체가 되는 '사용자'의 범위를 넓히는 것이 핵심인데, 논란이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노란봉투법은 노조법 2조와 3조를 고치는 것입니다.

우선 노조법 2조에선 사용자를 근로 계약 주체가 되는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로 보고 있는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여기에 '근로계약 체결의 당사자가 아니더라도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도 그 범위에 있어서는 사용자로 본다"낸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즉, 실질적인 지배력이라는 모호한 개념으로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근로관계가 없는 단체교섭 의무, 대체근로 금지 의무 등을 지운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되면 사용자를 누구로 결정하느냐를 놓고 노사 간 갈등이 발생하고, 수년 뒤 법원에서 결정되는 구조가 돼 산업현장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또 사용자가 누군지 불확실하더라도 교섭요구를 거부하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게 되는데요.

이 경우 헌법상 죄형법정주의 위반의 소지도 발생하게 된다고 법조계에선 지적하기도 합니다.

실제 원하청 관계가 뚜렷한 제조업 현장에 적용해보겠습니다.

하청업체 근로자는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아니더라도 '진짜 사장'인 대기업 원청 사업주가 사용자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즉 하도급 업체 근로자들이 성과급 확대를 이유로 원청을 상대로 파업이 가능해지는 것이죠.

이에 경영계에선 원청 사업주가 어떠한 노동조합과 어떠한 내용으로 단체교섭을 해야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산업현장에서는 극심한 혼란·갈등과 법률분쟁이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Q.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조에 대한 과도한 손해배상을 막아 노동권이 보장된다고 주장하는데요. 왜 경제계는 과격한 파업 초래를 우려하는 건가요?

현재 노조법 3조에는 "사용자가 '적법한' 단체교섭 또는 쟁의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은 경우에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에 대해 그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개정안(노란봉투법)은 여기에 "법원이 '적법하지 않은' 행위로 보고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손해배상 범위를 제한한다"는 내용을 추가했습니다.

개정안은 또 '손해배상 의무자별로 귀책 사유와 기여도에 따라, 개별적으로 책임 범위를 정해야 한다'고 새로 규정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파업에 참여한 노조원과 파업을 결정한 노조가 배상 책임을 똑같이 졌고, 노동자 개인에게 수억 원의 손해배상금이 청구되기도 했는데요.

그러나 개정안에 따라 개인에 대해 개별적인 책임 범위가 정해지면 불법 파업 등으로 손배 판결이 내려질 때 조합원 모두가 거액의 손해발생액을 부담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계는 이를 두고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경영계는 보는 시각이 다릅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노조가 불법 점거와 파업 등을 통해 회사의 기물을 파손하더라도 손해를 입힐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법정에서 얘기할 경우, 개인별 귀책사유 기여도를 증명하기 어렵게 됩니다.

법원은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할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Q.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의 범위를 '이익분쟁'에서 '권리분쟁'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익분쟁, 권리분쟁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요?

노사는 통상 내년 임금인상률을 두고 교섭을 하는데, 이렇게 임금과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분쟁을 이익분쟁이라고 합니다.

권리분쟁은 부당노동행위, 단체협약 불이행 등 이미 확정된 내용에 대한 분쟁을 말합니다.

그런데 노조가 권리분쟁에 대해서도 쟁의가 가능해진다는 것은 노동위원회나 법원에서 정당한 해고라고 판단했더라도, 노조가 해고자의 복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결국 이미 확정된 내용에 대해서도 파업과 실력행사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관행이 자리잡을 수 있다는 거죠.

이에 정부는 지난 1097년 법원 및 노동위원회를 통해 노사관계 안정을 기하겠다는 합의에 따라 노동쟁의 범위를 이익분쟁으로만 한정하는 것으로 노조법을 개정한 바 있습니다.

Q. 지난 6월 대법원이 전체적으로 파업 노동자에 대한 배상 책임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과 취지가 유사한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를 두고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대법원이 인정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데요?

지난 6월 29일 대법원 1부는 현대차동차가 민주노총 금속노조비정규직지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세 건을 파기하고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불법 파업 기간 공장 가동이 중단해도 매출 감소가 증명되지 못한다면 손해액 산정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대법원은 이어 7월 15일 현대차 관련 손해배상소송 상고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판례를 제시했습니다.

대법원은 또 "개별 조합원 등에 대한 책임제한 정도는 노조에서의 지위와 역할, 쟁의행위 참여 경위와 정도, 손해발생 기여 정도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부는 이러한 판결은 부진정연대책임을 부정하는 노란봉투법과는 다른 내용이라는 입장입니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만 민법상 손해배상원칙인 부진정연대책임 자체를 부정하고, 특별히 불법행위자별로 일일이 손해액을 산정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반면, 해당 판결은 공동불법행위자들은 여전히 공동으로 연대책임을 지지만 불법행위자의 손해배상 책임을 덜어주는 '책임제한 비율(사용자와 공동불법행위자 간 손해액의 분담 비율)'을 공동불법행위자 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취지라는 겁니다.

대법원 역시 지난 6월 19일 낸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판결이 민법상 부진정연대 책임을 부정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Q. 노란봉투법은 '노사관계'의 변화를 예고하는 법인데, 일각에선 청년의 미래까지 갉아먹을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까지 내놓고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요?

우리 경제를 떠받드는 기초 산업의 역할을 하는 건 단연 제조업인데요. 그런데 자동차와 조선 등 제조업종은 원·하청이라는 다단계 협업체계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런데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주로 대기업인 원청기업을 상대로 하청 중소기업들이 끊임없이 교섭을 요구하고 파업을 일삼게 된다면 원·하청 간 산업생태계가 붕괴될 것이라는 게 경제계 주장입니다.

지난해 6월 하청노조의 51일 간 불법파업으로 8천억 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노란봉투법이 적용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막대한 손해를 입은 대우조선이 해당 협력업체와 거래를 끊을 수 있습니다. 하청 노조의 파업에 시달리다보면 공장을 해외로 옮기는 원청 기업들도 나올테고요.

결국 국내 제조업 기반이 흔들리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겠죠.

대기업과 정규직 노조의 파업권은 확대되겠지만, 사회적 비용은 영세·비정규직·무노조 사업장 근로자가 떠안게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됩니다.

나아가 청년층이 선호하는 해외 기업들도 노사 분규를 우려해 투자를 꺼리게 되면 결국 청년층과 영세 근로자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한 일자리 해외 유출, 산업현장 혼란으로 인한 피해는 사회 진출을 앞둔 청년들이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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