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쭉해진 장바구니…끼니 빼곤 다 줄였다

입력 2023-11-12 13:01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으로 대외활동이 늘면서 오프라인 유통매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증가했지만 회당 구매 금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해 같은 달과 비교해 오프라인 매장의 구매 건수는 연중 증가세를 보였다.

올해 들어 9월까지 대형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기업형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부문의 구매 건수는 적게는 3.9%(7월)부터 많게는 13.1%(2월)까지 매달 빠짐없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고 본격적인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방문객이 늘어난 덕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1회 구매 시 장바구니에 담는 금액을 뜻하는 구매단가는 9월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감소했다. 1월에 5.6% 줄어든 것을 시작으로 상반기 내내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고, 지난 8월에도 6.7% 감소했다.

7월에는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이었고 9월에는 1.2% 증가했으나,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이마저도 사실상 마이너스에 가깝다.

특히 올해는 추석이 지난해보다 20여일가량 늦어 9월 한 달간 특수를 누린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플러스를 기록한 9월의 성장률도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물가가 지속해서 상승했는데도 한 번에 장바구니에 담는 금액이 이처럼 감소한 것은 경기침체와 고금리로 소비 여력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처분 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은 식료품 등 꼭 필요한 상품에만 지갑을 열었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제품만 장바구니에 담았다.

실제로 대형마트에서는 식품을 제외한 다른 상품군의 매출이 대부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9월 기준으로 가전·문화(-13.1%), 의류(-11.5%), 스포츠(-10.4%), 잡화(-7.3%) 등 비식품군 매출이 대부분 지난해 같은 달보다 줄었고 식품(17.9%)만 추석 특수에 힘입어 간신히 성장세를 유지했다.

가전·문화 상품군 매출 증감률은 지난 5월(1.8%)을 제외하고는 올해 들어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의류나 가정·생활, 잡화 상품군도 마찬가지로 매출이 감소한 달이 더 많았다.

업계 내에선 소비자들이 마트를 방문해서도 꼭 필요한 물건만 담고 소비 자체를 극단적으로 줄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백화점에서는 지난해 성장을 뒷받침하던 해외명품 등 고가제품 매출 저조 현상이 두드러졌다.

9월 기준으로 잡화(-0.2%), 여성정장(-7.5%), 여성캐주얼(-1.3%), 남성의류(-11.4%), 아동·스포츠(-4.3%), 해외유명브랜드(-3.5%) 등의 매출이 모두 감소했고 가정용품(6%)과 식품(35.1%) 매출만 늘었다.

지난해 두 자릿수대로 높은 성장률을 보인 해외 유명브랜드 매출은 올해 1∼4%대 성장에 그치거나 오히려 감소했다.

기업형슈퍼마켓에서도 비식품 제품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했고, 식품과 비식품 매출이 고르게 성장한 것은 편의점뿐이었다. 다만 편의점의 분기 매출 증가율도 지난해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통업의 이런 추세와 관련해 "대다수의 유통채널에서 구매 단가가 낮아지고 있으며 식품을 제외한 전 카테고리의 매출이 부진했다"며 "물가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소비 자체를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 연구원은 "소비자들이 생활에 필수적인 아이템만 자주 구매하는 대신 전체적인 장바구니 사이즈(크기)가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기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소비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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