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다이아몬드 시장 판도 바뀌나

입력 2023-11-13 05:36  


유럽연합(EU)이 이르면 다음 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러 제재 패키지가 세계 1위 다이아몬드 생산국 러시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EU는 조만간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 조처를 포함한 12차 대러 제재 패키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주요 7개국(G7)도 이 방안을 지지하고 있다.

러시아의 다이아몬드 판매 수입이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비용으로 쓰이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러시아는 연간 다이아몬드 수출로 40억달러(약 5조2천억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러시아가 지난해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 시장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했다고 지난 5일 보도했다.

분쟁 지역에서 생산된 '블러드 다이아몬드'를 퇴치하기 위해 만들어진 킴벌리 프로세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작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 총 1억1천996만 캐럿 중 4천190만 캐럿이 러시아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대륙 최대 다이아몬드 생산국인 보츠와나(2천450만 캐럿)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2004년 이후 러시아가 전 세계 다이아몬드 생산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연간 22∼33%를 오갔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35%에 도달했다.

러시아 전체 수출에서 다이아몬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그러나 전체 매장량의 90%를 러시아 국영 광산회사 '알로사'가 소유하고 있는 만큼, 다이아몬드 산업은 러시아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지난해 4월 보석 업체들에 알로사와 모든 거래를 중단하도록 하는 등 러시아산 다이아몬드에 대한 독자적인 제재에 나섰다.

EU는 다이아몬드에 대한 직접 제재를 보류해왔었는데, 특히 세계 최대 다이아몬드 거래 허브가 있는 벨기에는 제재에 반대해왔다.

다이아몬드는 시장 특성상 다른 지역 다이아몬드와 섞여 혼합 원산지로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러시아산이 최종적으로 어디에서 판매되는지 추적하기가 어렵고, 우회로 유입될 가능성이 커 제재 실효성 논란도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벨기에도 효과적인 수입 차단 방법을 찾는다는 전제로 제재에 동의하기로 하면서 EU의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중단 합의가 가까워졌다.

EU의 다이아몬드 제재 효과에 대한 전문가 전망은 엇갈린다.

벨기에 국제평화정보의 한스 머켓 연구원은 러시아 다이아몬드 제재로 알로사의 수익이 줄고, 러시아 정부에 납부하는 세금이 감소해 '특별군사작전' 자금 조달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시스테마 캐피털'의 콘스탄틴 아사투로프 상무이사는 포브스 러시아판 인터뷰에서 인도의 다이아몬드 수입과 폴리싱 다이아몬드 수출이 이미 감소하고 있다며 "이번 제재가 러시아와 알로사에 치명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산 다이아몬드 수입 금지로 저렴하고 품질 좋은 합성 원석 수요가 높아지는 등 세계 다이아몬드 시장 판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세계 다이아몬드의 러시아 의존도가 워낙 높은 만큼 러시아산 다이아몬드를 서방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수출업체와 수입업체 모두 우회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제재가 1캐럿 이상 대형 다이아몬드에만 적용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제재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소형 다이아몬드와 연마(polishing)를 거친 다이아몬드는 원산지를 추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알로사가 원석으로 판매한 다이아몬드는 인도에서 상당한 가공을 거쳐 미국, 유럽 등 서방 시장에 판매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 보석 유통의 '큰손' 라파포트 그룹의 마틴 라파포트 회장은 "다이아몬드 제재가 과도한 규정·감사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운 중소 업체를 위협할 것"이라며 "결국 '드비어스' 등 알로사와 경쟁하는 글로벌 대기업에 이익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알렉세이 모이셰프 러시아 재무부 차관은 킴벌리 프로세스 총회 연설에서 "러시아 다이아몬드 제재는 대규모 시장 왜곡으로 이어져 가장 취약한 계층에 가장 큰 타격을 줄 것이며, 킴벌리 프로세스 성과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시형  기자

 jsh1990@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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