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임약 먹이고 성폭행한 계부…친모는 "애교 부려라"

입력 2023-11-13 12:58   수정 2023-11-13 13:05




초등학생이던 의붓딸을 추행하고 피임약을 먹여가며 성폭행한 계부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김정아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A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을 이수하라고 명령했으며 출소 후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A씨는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넘게 10대 의붓딸 B양을 여러 차례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6년부터 B양의 어머니와 동거한 그는 당시 따로 살던 초등학생 B양이 2주에 한 번씩 어머니를 만나러 왔을 때 처음 범행을 시작했다. B양과 함께 살기 시작한 2019년부터는 범행 수법이 대담해졌고, B양이 성관계를 거부하면 "외출을 못 하게 하겠다"며 겁을 주기도 했다.

A씨는 또 미성년자인 B양에게 술과 담배를 권했으며 결국 B양은 알코올 중독 증세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B양은 처음 A씨로부터 성추행당했을 때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고,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다가 결국 지난 5월 A씨가 기소된 지 1주일 만에 숨졌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어머니는 피해자에게 '(A씨에게) 애교를 부리는 등 비위를 맞추라'고 종용했다"며 "피해자는 지쳐 보이는 어머니를 위하는 마음에 피고인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워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피임약을 복용하게 하면서까지 범행했다"며 "옥상에서 추락해 사망한 피해자의 사인이 실족인지 극단적 선택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지막 모습은 장기간에 걸친 피고인의 범죄로 인해 괴로워하던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피해자가 생전에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고 그의 죽음을 애도하려면 중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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