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미국에서 흑인·성소수자 혐오범죄 자작극을 벌여 지난해 실형을 선고받은 배우 저시 스몰렛(40)이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1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과 폭스뉴스·CNN 등 미국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일리노이주 항소법원 재판부는 이날 스몰렛이 1심 법원에서 받은 유죄판결과 형량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스몰렛은 시카고를 관할하는 일리노이주 쿡 카운티 검찰이 2019년 3월 자신을 기소했다가 한 달 만에 취하했기 때문에 특검에 의한 재기소는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이라며 작년 3월 선고공판 직후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법원 재판부는 "쿡 카운티 검찰이 스몰렛에 대한 공소를 취하하면서 '추가 기소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다"며 "스몰렛이 검찰과 '추가 기소 없음'에 대한 합의를 봤다는 기록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쿡 카운티 검찰은 스몰렛이 16시간 사회봉사 명령을 이행하고 보석보증금 1만 달러(보석금 10만 달러의 10분의 1·약 1천300만 원)를 잃는 조건으로 해당 혐의에 대한 공소를 취하했으나 추가 기소권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스몰렛을 재기소한 댄 웹 특별검사는 "쿡 카운티 사법 시스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판결"이라며 반색했다.
반면 스몰렛 변호인단은 재판부의 판단이 2대1로 갈린 사실을 강조하며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스몰렛은 2019년 1월 당시 출연 중이던 인기 드라마 '엠파이어'(Empire)의 촬영지인 시카고에서 혼자 밤길을 걷다가 복면한 두 남성으로부터 흑인·동성애자 혐오 공격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해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다.
그는 당시 용의자들이 인종차별·성소수자 비하 욕설을 퍼붓고 폭행한 후 과거 백인이 흑인에게 형벌을 가할 때 사용했던 밧줄을 목에 감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외쳤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확대됐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용의자들은 '엠파이어'에 출연한 흑인 단역배우들이며, 특히 이 중 한 명은 스몰렛의 헬스 트레이너였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경찰에 "돈을 받고 스몰렛의 자작극을 도왔다"고 자백했다.
쿡 카운티 검찰은 자작극 혐의가 밝혀진 스몰렛을 16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으나 킴 폭스 검사장이 한 달 만에 공소를 취하하면서 파문이 일었다.
결국 스몰렛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두터운 사실이 공개됐고, 폭스 검사장은 오바마 행정부에서 영부인 비서실장을 지낸 티나 첸의 전화를 받고 스몰렛에게 면죄부를 준 사실이 드러났다.
반발이 일자 법원은 특검제 도입을 결정했고, 특검은 2020년 2월 대배심을 통해 스몰렛을 재기소했으며 쿡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2021년 12월 스몰렛에게 적용된 허위 신고 관련 6개 혐의 가운데 5개를 유죄로 평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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