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 못 믿겠다"…연말에도 뚝 끊긴 기부

입력 2023-12-10 12:54  




고물가로 살림살이가 팍팍해진데다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도 높아지면서 연말 어려운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이들이 줄고 있다.

지난달 통계청이 내놓은 사회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 1년 동안 기부를 한 적이 있는 사람의 비중은 23.7%로 10년 전인 2013년(34.6%)보다 10.9%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5월 기준 직전 1년간 기부자 1인당 평균 현금 기부액은 58만9천800원으로 2년 전(60만3천원)보다 줄어들었다.

기부하지 않은 이유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응답이 46.5%로 가장 많았고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35.2%), '기부 단체를 신뢰할 수 없어서'(10.9%) 등이 뒤를 이었다.

불우아동 돕기 기부금 128억원을 받아 대부분 자신들의 호화생활에 탕진한 엉터리 시민단체 '새희망씨앗' 사건과 희소병 딸을 위한 기부금 12억원을 가로챈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은 기부 단체에 대한 불신을 키운 대표적 사례다.

이처럼 기부자가 줄고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기부금을 받는 단체뿐 아니라 후원금으로 운영비 대부분을 충당하는 지역아동센터, 장애인·노인 복지관 등의 어려움도 날로 커지고 있다.

서울의 한 지역아동센터 관계자는 10일 "먹고살기가 어려워서인지 올해는 작년에 비해 후원금이 20∼30%는 줄었다"며 "교재나 세제, 휴지 등 기본적인 생활용품도 있어야 하는데 물가가 전부 올라서 체감상으로는 후원이 훨씬 더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는 전기요금과 도시가스 요금이 많이 올라서 한 달에 70만∼80만원 하던 난방비가 170만원까지 나오기도 했다"며 "올해도 난방비 감당이 어려울까 봐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에서 지난 10월부터 모금을 시작해 (모금 기한이) 한 달 정도 남았는데 목표 금액의 절반 정도 채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 후원재단 관계자는 "올해 11월 기부금은 작년 동월보다 소폭 늘었는데 기부금 증가에 비해 기부자 수 증가는 둔한 편"이라며 "경제적 어려움으로 20대 젊은 후원자 기부 참여가 줄고 40대 경제력 있는 후원자 일부가 많은 금액을 후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침체한 기부 문화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모금 단체들이 기부금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동시에 변화한 환경에 따라 새로운 모금 방식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장윤주 연구위원은 "비영리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예전에 비해 낮아진 측면에 대해서는 모금 단체 역시 반성할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부받은 돈이 어떻게 쓰였는지를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데이터로 기부자들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연구위원은 또 "자동응답시스템(ARS) 등 전통적 방식의 기부 형태가 점점 줄어드는 데다 TV 광고로 해외의 빈곤한 모습이 반복되는 것도 시청자들의 피로도를 높인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한편으로는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을 통한 모금은 오히려 활성화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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