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 '미스 프랑스' 논란에 "다양성의 승리"

입력 2023-12-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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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인대회 우승자 '미스 프랑스'가 짧은 머리 등 기존의 우승자들과 다른 외모인 것을 두고 일각에서 여성미의 기준을 무시했다고 항의하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다양성의 승리라고 평가하고 있다.

16일 열린 미스 프랑스 결선에서는 이브 질(20·여)이 우승 왕관을 썼다고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질은 인도양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 레위니옹 출신의 수학 전공 대학생으로, 검고 짧은 머리 스타일을 했다. 103년 대회 역사상 짧은 머리의 여성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온라인에서 일부 사람들이 질의 외모가 대회가 요구하는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모두 여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진보적 정체성을 강요하는 '워크'(woke)를 염두에 두고 질을 뽑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워크는 '깨어있음', '각성' 정도로 번역되는 신조어로, 보수 진영의 이들이 '정치적 올바름'에 과잉반응한다며 비꼬는 의미로 쓴다.

엑스(X·옛 트위터)의 한 이용자는 "그녀는 미스 프랑스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의 머리 스타일에는 관심이 없지만, 중성적인 몸은 확실히 '워크'로 작용하는 게 분명하다"고 썼다.

이에 방송인 장마르크 모란디니는 "(질이) 몸매가 빈약하고 마른 체형과 짧은 머리로 인해 폭력적인 비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질은 결승 전 자신의 외모에 대한 비판이 일자 "누구도 당신에게 당신이 누구라고 지시할 수 없다. 우리는 긴 머리를 가진 아름다운 여성들에 익숙하지만, 나는 짧은 머리에 중성적, 좀 더 남성적인 외형을 선택했다. 나는 우리가 매일 참아야 하는 신체적 수치심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우리 모두 불완전함을 갖고 있다"고 받아쳤다.

주최 측은 오히려 이번 대회 우승이 다양성의 승리라며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획일화된 미의 기준을 강요한다는 공격을 받아온 미인대회는 이를 의식해 지난해 지원자가 24세 이상의 미혼이며 출산 경험이 없어야 한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트랜스젠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도 열었다.

그러나 몇가지 기준은 아직도 유지 중이다. 미스 프랑스에 참가하려면 키가 5피트 7인치(약 170㎝)이어야 한다. 미스 프랑스 선발 후 1년간은 체중을 늘리지 않고 헤어 스타일을 바꾸지 않으며 문신이나 피어싱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도 해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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