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당할 수 없다”…에코프로株 담는 기관 [이슈N전략②]

신재근 기자

입력 2023-12-19 08:32   수정 2023-12-19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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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다음 이슈 보겠습니다.

    기관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주식을 꾸준히 매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개인이 2차전지 주가를 떠받치다시피 했다면, 이제는 기관이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신 기자, 기관이 2차전지 주식을 얼마나 사고 있는 건가요?

    <기자>
    표를 하나 보여드릴 건데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 대한 기관의 순매도, 순매수 금액을 월별로 정리한 수치입니다.

    2월에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4,500억 원어치나 순매도했고, 3월에는 이보다 더 많은 8천억 원 가까이 팔아치웠습니다. 4월에도 2,500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하지만 6월부터 분위기는 뒤바뀌었습니다. 에코프로그룹주에 대해 순매수로 전환한 건데요. 8월에는 2천억 원 가까이 사들였고, 9월부터 지난달까지 연속 순매수 행진을 했습니다. 이달에도 에코프로를 코스닥시장에서 가장 많이 매수했습니다.

    <앵커>
    하반기 들어 기관이 2차전지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 배경이 뭡니까?

    <기자>
    헷지 성격이 강한 매수세란 해석이 첫 번째로 나옵니다.

    상반기 개인투자자들의 폭풍 매수로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이 급등했을 당시 많은 기관투자자들이 공매도에 베팅했다가 이런 급등에 대응하지 못해 손실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2차전지 관련 종목 밸류에이션이 높다는 지적이 계속 나왔지만, 주가가 하락하기는커녕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가 빈번한 만큼 이를 대비해 2차전지를 담고 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아직 내년 전기차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시장에 남아 있지만, 양극재 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탄산리튬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된 점도 2차전지 주식 매력도를 소폭 높일 수 있었다는 분석인데요.

    지난해 12월 1kg당 500위안이었던 탄산리튬 가격은 현재 100위안 밑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1년 만에 가격이 5분의 1 수준까지 급락한 건데요. 하지만 하락 속도는 크게 느려진 모습입니다.

    또 미국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도 에코프로 같은 성장주로 시선을 옮기게 된 배경이 됐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이들 종목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락하는 점은 기관 입장에선 부담이란 설명입니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실적 추정치 하락이 마무리 국면이면 비중 확대를 고려할 만 한데, 아직까진 추정치의 추가 하락이 시장의 중론”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아직 전기차 수요 둔화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런 의구심이 완전히 사라지고, 이익 추정치 상향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시점 언제란 예상이 나옵니까?

    <기자>

    증권 업계는 내년 하반기를 2차전지 업황이 되살아날 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2차전지 실적과 주가를 좌우할 3대 요소인 전기차 판매량과 정책, 금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인데요.

    먼저 전기차 판매량의 경우 내년 1월 말 있을 실적 발표 시즌에 있을 자동차 기업들의 전기차 판매 가이던스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이때 실제 판매 눈높이를 낮출 경우 단기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눈높이가 낮아졌다는 건 다시 좋아질 여지가 있다는 뜻으로도 읽힐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를 기대하는 시각도 나옵니다.

    정책 변수하면 무엇보다 트럼프의 재선이 꼽히는데요. 내년 3월 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시기를 전후로 2차전지 산업 주가에 반영되는 트럼프 리스크가 가장 극대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친환경 에너지보다 화석 에너지를 더 중요시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트럼프가 재선하더라도 한국 배터리 업체가 입게 될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단 시각도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지인 미국 러스트벨트 지역에 인플레이션 감축법 수혜가 집중됐고,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트럼프의 시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겁니다.

    금리의 경우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점진적 해소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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