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피해 아이 안고 뛰어내린 아빠 숨져

입력 2023-12-25 15:29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방학동 아파트에서 화재가 나 2명이 숨지고 여러명이 다친 가운데 숨진 남성 중 한명은 자녀를 안고 뛰어내려 사망한 사실이 알려졌다. 아이는 무사히 구조됐다.

이날 오전 4시 57분께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불이 나자 4층 윗집에 살던 30대 부부가 7개월, 2살인 자녀를 각각 안고 뛰어내렸다.

이번 화재 최초 신고자인 남편 박모(33)씨는 추락 후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아내 정모(34)씨도 어깨 등을 다쳐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자녀들은 저체온증을 보이고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사망자인 임모(38)씨는 10층 거주자로, 11층 계단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소방당국은 불을 피해 위로 대피하다가 연기 흡입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날 화재는 성탄절 새벽 대부분 주민이 잠든 와중에 3층에서 시작해 불길이 순식간에 위쪽으로 번졌다. 불이 난 3층 집에서 구조된 70대 남녀 2명은 밖으로 뛰어내려 생명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허리 통증과 연기 흡입으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아파트 외벽 그을음은 17층까지 이어져 있었고, 새까맣게 그을린 2·3·4층은 유리창도 모조리 깨져 화재의 심각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대피한 주민 중 일부는 정신없이 나온 탓에 맨발 또는 잠옷 차림이거나 제대로 겉옷도 챙겨입지 못한 상태였다.

아파트 측은 경로당에 임시 대피소를 마련하고 "경로당 앞에서 비상식량을 나눠드리고 있으니 나오세요"라고 안내 방송을 했다. 담요 9세트, 적십자 구호 물품 30박스, 비상식량 15박스, 생수 350병을 준비해 화재 피해를 본 같은 동 주변 라인의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도봉구청은 현장에 통합지원본부를 꾸리고 이재민 관리 등을 하고 있다. 이재민 신세가 된 주민들을 위해 구청 측은 주변 3개 모텔에 임시거주시설도 마련했다. 9개 객실, 18명이 머물 수 있는 규모다.

경찰은 방화 등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26일 합동 현장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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