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호랑이에 표범 물려 죽어...영역 다툼?

입력 2023-12-2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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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 지역에서 야생 표범이 백두산 호랑이(중국명 동북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채 발견됐다고 소상신보 등 현지 매체가 25일 보도했다.


한 누리꾼이 지난 23일 지린성 옌볜자치주 훈춘의 눈밭에서 다 자란 표범 한 마리가 야생 짐승에게 물린 듯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며 영상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이 표범은 사흘 전 죽은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출몰한 적이 있다"며 "자신보다 더 덩치가 크고 사나운 야생 동물에게 당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 현지 주민은 "이 일대에는 두 마리의 표범이 수십㎞ 떨어진 곳에서 각자의 영역을 확보하며 서식해왔다"며 "이제 한 마리만 남게 됐다"고 말했다.

현지 야생동물 보호 당국은 현장 조사에 나선 끝에 몸무게 50㎏인 이 표범이 야생 백두산 호랑이에게 물려 죽었다고 확인했다.

지난달 중순에도 훈춘시 반스진의 한 마을에서 백두산 호랑이와 동북 표범이 잇달아 목격됐다. 호랑이 한 마리가 폐쇄회로(CCTV)에 찍힌 데 이어 일주일 뒤 같은 지점에서 동북 표범이 CCTV에 포착된 것이다.

이에 야생 동물 전문가들은 "야생 호랑이와 표범은 영역 의식이 강해 같은 공간에서 서식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며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은 "한 하늘 아래 동물의 왕은 하나"라며 "표범이 호랑이의 영역을 침범한 것이 무리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누리꾼은 "겨울철 먹이가 부족해진 데다 인간들의 자연 개발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국가 1급 보호 동물로 지정된 동북 표범은 백두산 호랑이와 마찬가지로 멸종 위기종이다.

중국은 2021년 10월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일대 1만4천100㎢를 야생 백두산 호랑이·표범 국가공원으로 지정, 보호에 나섰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 접경인 헤이룽장성과 지린성 일대에 백두산 호랑이와 동북 표범이 각각 60여 마리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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