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실적 부진을 겪어온 CJ그룹의 정기 임원 인사가 내년으로 미뤄질 전망입니다.
인사가 한발 늦춰진 배경을 두고, 이재현 회장이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위해 깊은 고민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올해 CJ그룹 전체 시가총액은 1조7천억 원 가량 증발했습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6.8%, 코스닥 지수가 27.3% 오른 것과 대조적입니다.
이러한 약세는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40조 원을 돌파한 CJ그룹의 올해 매출은 1.8% 늘어나는데 그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뒷걸음질칠 전망입니다.
실적 부진 속에 통상 12월에 진행해오던 정기임원인사도 해를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임원인사가 후년으로 미뤄진 것은 2016년 말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
업계에서는 녹록치 않은 올해 실적에 대대적인 쇄신 인사를 두고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지난 달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재건' 전략회의를 열고, 그룹 성장 정체의 상황에서 '책임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이런 기조 속에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강신호 CJ대한통운 대표이사, 허민회 CJ CGV 대표이사, 정성필 CJ프레시웨이 대표이사의 인사에 관심이 쏠립니다.
대한통운은 영업이익은 12% 개선했으나 택배 물동량 감소로 매출은 4% 줄었고,
CGV의 경우,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지난 6월 1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 이후 주주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또 그룹내 실적 기여도가 가장 컸던 CJ제일제당은 바이오 업황 악화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약 40% 감소하면서 최은석 대표의 거취도 주목되고 있습니다.
적자 늪에 빠진 CJ ENM의 구원투수로 선임된 구창근 CJ ENM 대표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구 대표는 취임 이후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광고 시장이 악화되면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700억 원대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아울러 이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지도 주목됩니다.
이 실장은 2021년 연말 인사에서 경영리더로 승진해 CJ제일제당의 해외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CJ그룹 관계자는 "정기 임원인사의 시기와 방향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김예원입니다.
영상편집: 김민영, CG: 신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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