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주워 월 16만원 쥐는 노인들...평균 76세

입력 2023-12-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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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노인 중 생계 유지 등을 위해 폐지를 줍는 이가 4만2천명에 이르지만, 한달에 고작 16만원을 손에 쥔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보건복지부는 정부 차원의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를 최초로 벌여 28일 '2023년 폐지 수집 노인 실태조사' 결과와 지원대책을 공개했다. 전국 고물상 4천282곳 중 대표성을 가진 105곳에 폐지를 납품하는 노인의 수를 확인해 전국 단위 규모를 추계하고, 폐지 수집 노인 1천35명에 대한 일대일 대면조사도 실시했다.

조사 결과 폐지 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로 남성이 57.7%를 차지해 여성보다 많았다. 1인 가구가 36.4%, 2인 가구가 56.7%를 차지하는 등 평균 가구원 수는 1.7명이었다.

이들은 평균 하루에 5.4시간, 일주일에 6일 폐지를 주워 월 15만9천원을 벌었다. 폐지를 줍는 시간당 소득은 1천226원으로,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 9천620원의 12.7%에 불과했다.

그도 그럴것이 올해 폐지 1㎏당 가격은 한국환경공단 집계 기준 74원으로, 지난해 84원 대비 10% 이상 하락해 100㎏를 채워도 8천원이 안 된다.

이들은 '생계비 마련'(53.8%), '용돈이 필요해서'(29.3%) 등 대부분 경제적 이유로 폐지를 주웠다. 폐지를 줍게 된 동기로 '다른 일을 구하기 어려워서'(38.9%)가 가장 많았고 '현금 선호'(29.7%), '자유로운 시간 활용'(16.1%) 등이 뒤를 이었다.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폐지를 지속해서 줍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88.8%에 달했다. 가장 큰 애로사항(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는 '폐지 납품단가 하락'(81.6%)이었다. '폐지 수집 경쟁 심화'(51%)와 '날씨'(23%) 등이 꼽혔다.

필요 사항(복수응답)으로는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85.3%)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식료품 지원'(36.9%), '생활용품'(26.9%), '일자리 지원'(18.6%), '기초생활수급자 선정'(12.6%) 순이었다.

이들의 월평균 개인소득은 폐지를 팔아서 번 돈을 포함해 74만2천원, 가구소득은 113만5천원이었다.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서 확인된 전체 노인의 개인소득 129만8천원의 57%, 가구소득 252만2천원의 45% 수준에 그쳤다.

이들의 주된 소득원은 기초연금 49.9%, 폐지 수집 15%, 공적연금 13.9%, 기초생활보장급여 9.6% 순으로 나타났다. 총소득에서 기초연금과 폐지를 주워 얻는 수입의 비중이 65%에 달했다.

이들은 건강 상태도 나빴다.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1.4%, 건강하지 않다는 비율은 32.7%였다. 전체 노인 중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56.9%, 건강하지 않다는 비율이 14.7%여서 큰 차이가 난다. 특히 '우울 증상'을 보유한 비율이 39.4%로, 전체 노인(13.5%)의 2.9배에 달했다.

이들의 79%는 노인 일자리 사업을 알고 있었지만, 참여하는 비율은 9%에 불과했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이 57.7%로 과반이었다. 이유는 '폐지 수집이 익숙해서'(37.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현금 수입'(14.8%), '혼자 일하기 선호'(12.6%) 등도 꼽혔다.



복지부는 내년 1월부터 지자체를 통해 지역 내 폐지 수집 노인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고 이 명단을 사회복지통합관리망에 입력해 주기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우선 노인 일자리 사업을 소개해 연계하는 데 집중한다. 내년에 제공되는 노인 일자리는 103만여개로 올해보다 14만7천개 늘었고, 예산도 2조262억원 배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노인 일자리 사업 예산을 확보해뒀기 때문에 폐지 줍는 노인 4만2천명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발굴만 되면 지원하는 건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여 누락 없이 찾아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다.

이기일 복지부 1차관은 "폐지 수집 노인들이 지역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필요한 보건·복지서비스를 연계하겠다"며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해 삶의 질이 향상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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