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랠리를 이어가던 미국 뉴욕증시가 마지막 거래일 적은 거래량 속에 공개된 부정적 경제지표로 인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지만 주간 기준 9주 연속 상승이자 월가 예상을 깨고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채 올해 거래를 마감했다.
● 올해 24% 상승…매그니피센트7 급등 마감
현지시간 29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8% 내린 4,769.83, 나스닥은 0.56% 하락한 1만 5,011.35를 기록했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하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이날 조정을 받아 0.06% 내린 3만 7,689.54를 기록했다.
그러나 연초 이후 뉴욕증시 수익률은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다. S&P500 지수의 연초 이후 상승률은 24.73%, 나스닥은 44.52% 급등했고, 다우지수도 13.74% 올라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인플레이션 둔화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뉴욕증시 상승을 주도한 매그니피센트7 종목은 2~3배 가량 급등하며 이례적인 한 해를 보냈다.
생성형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기업 수요가 증가하면서 엔비디아는 올해 245.9%로 7대 종목 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고, 오픈AI와 협업하며 검색과 클라우드에서 기대가 커진 마이크로소프트는 57% 올랐다.
지난해 부진해 외면을 받았던 메타는 183.7% 상승했다. 전기차 수요 둔화와 가격인하 경쟁에 불을 붙인 테슬라는 각종 논란에도 올들어 129.8% 뛰며 상승에 동참했다.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 뒤늦게 참전한 알파벳이 56%로 연초 부진을 만회했고, 아마존도 클라우드 대형 수주가 증가하면서 77% 올랐다.
다만 올해들어 분기 연속 실적 부진에 빠진 애플은 연초 대비 54.9% 올라 7대 종목 가운데 가장 부진했다. 주력인 아이폰 신제품의 중국내 수요둔화와 특허분쟁에 휩싸인 애플워치 등 매출 타격 우려가 이어지며 3조 달러를 넘어서던 애플의 시가총액은 이날까지 소폭 하락하며 2조 9,900억달러에 그쳤다.
올해 주요 업종 가운데 반도체 업종은 미국 시장에서 86.9%로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택건설업이 78%로 뒤를 이었고, 지정학 이슈와 기후대응으로 수요가 증가한 우라늄 산업,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한 콘텐츠 분야가 각각 73%로 상위에 올랐다.
반면 태양광 기업들은 인도 등 지역별 수주 둔화로 -36%, 방송네트워크 산업은 광고 축소로 -25%, 명품 관련 기업도 -3.8% 약세로 마쳤다.
● 월가 전망 빗나간 국제유가…미국 정부·기업이 다했다
올해 초 월가 에너지 전문가들이 예상한 국제유가 시세는 배럴당 85~100달러 선이었다. 그러나 홍해 분쟁과 공급망 우려에도 유가가 하락하며 이러한 전망은 빛을 잃게 됐다.
국제유가는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비축유를 풀고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에 대한 일부 제재를 완화하면서 공급을 크게 늘린 영향을 받았다. 또한 셰브론과 엑슨모빌 등 미 석유기업들은 셰일오일 기업들을 인수하며 규모를 키우는 한편 가이아나 유전 등 새로운 탐사 지역에서 점유율 경쟁을 벌이면서 산유량을 증가시켰다.
이로 인해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은 평균 1,290만 배럴로 월가 예상치대비 60만 배럴을 상회했다. 반면 원유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던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는 실효성있는 감산 합의를 끌어내지 못하면서 유가 하락의 빌미를 제공하게 됐다.
JP모건의 에너지 책임인 나타샤 카네바는 "수요 둔화와 비회원국의 원유 공급 증가로 석유수출국기구가 영향을 받고 있다"며 내년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83달러 선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스트루이벤 책임도 지정학 분쟁이 크게 확대되지 않는다면 내년 유가는 배럴당 70~90달러선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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