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대형 방산 수출 계약이 체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4조 2천억 원 규모의 미사일 요격체계 천궁-II 수출이 확정됐습니다.
현재 사우디에서 중동 최대 규모의 국제 방산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산업부 배창학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배 기자, 천궁-II 수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국방부에 따르면 사우디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한국형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중거리·중고도 지대공 요격체계 천궁-Ⅱ(M-SAM-Ⅱ) 10개 포대를 약 4조 2,50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천궁-Ⅱ 수출은 2022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가 두 번째입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이 미사일전으로 격화됨에 따라 미사일 요격체계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천궁-Ⅱ가 타사 제품 대비 가성비가 뛰어나다고 입소문을 타면서 지역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천궁-Ⅱ의 체계는 LIG넥스원, 발사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감시 정찰 자산은 한화시스템이 만들고 있습니다.
사우디와 같은 중동 국가들은 전력 유출을 이유로 무기 수출입 계약 시 비공개를 전제로 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번 계약 공개가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입니다.
국방부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칼리드 빈살만 알 사우드 사우디 국방장관 간 회담이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 가운데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국제 방산전이 개최되고 있습니다.
국내 방산 기업들이 총출동 했다고요?
<기자>
현지시간 4일부터 8일까지 사우디 리야드에서 국제방산전시회 ‘WDS 2024’(World Defense Show 2024)가 진행됩니다.
2022년 1회를 시작으로 올해 2회째입니다.
사우디는 거대 자본력을 앞세워 WDS를 선진 무기를 대거 사들이기 위한 쇼케이스로 삼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 상당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는 45개국, 900여 개 기업이 전시에 참가 중입니다.
전시 규모로 보면 중동 최대 규모 국제 방산전인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제방산전(IDEX)과 맞먹습니다.
국내 기업으로는 4대 방산업체인 한화·현대·LIG넥스원·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국내 유일 군용차 전문업체 기아 등 30여 개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전 UAE의 IDEX 전시회에는 65개국, 1350여 개 기업이 참석했는데,
사우디가 이와 견줄 만큼 규모를 키운 것입니다.
<앵커>
천궁-Ⅱ를 이을 대형 방산 수출 계약 체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의 어떤 제품이 유력하다고 보이나요?
<기자>
현장에 있는 기업들은 무인화 기술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우디는 자국 군인들의 훈련 부족 등을 이유로 최첨단 무기를 운용할 인력이 없습니다.
전투원의 생존성을 보장하는 무인 무기체계를 사려는 이유입니다.
한화는 방산 계열사(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한화오션)들을 한데 모아 통합 부스를 차렸습니다.
핵심은 6세대 전투기 즉 유무인 복합체계(MUM-T) 전투기입니다.
중동에서 최초로 KF-21의 F414 엔진을 공개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와 사우디가 KF-21 기반의 6세대 전투기를 공동 연구 개발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공동 연구 개발 이후 양산 시 기체는 KAI가,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만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
기술력을 소개하기 위해 엔진을 선보인 것 아니냐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국방부 고위 관계자 역시 지난달 사우디를 극비에 방문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방위사업청 관계자들이 지난해 사우디를 찾아 사우디 공군과 KF-21 보라매 사업에 관해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은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처음 손을 맞잡았습니다.
전시장 내 다목적 무인차량, 무인 포탑을 실은 30t(톤)급 차륜형 장갑차와 같은 무인 무기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K방산이 사우디 시장을 꽉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먼저 지정학적 배경이 있습니다.
사우디는 직접적으로 예맨 후티 반군과 오랜 기간 전쟁을 치렀고, 간접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분쟁으로 정세가 불안합니다.
사우디 군이 주로 미국산 무기를 사용하는 만큼 미국 무기와 상호 호환이 되는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내 기업이 만든 대다수 제품이 미국제와 호환이 되기 때문에 기회의 땅인 것입니다.
또 천문학적인 자금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국제 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우디는 글로벌 방산 시장 무기 수입량 순위 1위를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10년 동안 200조 원 가까운 거금으로 무기를 무더기로 사들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수출입은행법 개정이 진척을 내지 못해 K-방산 수출에 차질이 있었는데,
중동 국가들의 오일머니가 비상 탈출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또 한-사우디 간 방산 협력 관계가 돈독해진 만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전시 기간 한국관을 방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업체들이 전시 막판까지 초대형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이유입니다.
<앵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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