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라파 진격 임박…'대학살' 우려

입력 2024-02-10 19:28   수정 2024-02-10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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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남부 국경 도시 라파에서의 지상 작전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규모 민간인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하마스의 완전한 소탕을 위해 라파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이 불가피하다"며 라파에서 민간인 대피 계획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라파에는 가자지구 전체 인구의 절반이 넘는 약 140만명이 피란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이 민간인들 사이에 섞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들을 제거한다며 대규모 작전에 나설 경우 무고한 피란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마스는 10일 성명을 내고 라파에서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감행하면 수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P 통신은 라파 내 인도와 한때 공터였던 곳들이 피란민들의 텐트로 가득 찼다며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공포와 절망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북부 난민캠프에서 라파로 피란했다는 아델 알하즈는 AFP 통신에 "라파에는 피란민 모두를 수용할 공간이 충분하지 않고 안전한 곳이 없다"며 "이스라엘군 진입이 대학살로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인도적 참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AP에 따르면 유엔 관리들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재앙이 될 것이라며 라파 내 어린이 60여만명이 공격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이들은 라파에 대한 이스라엘의 진격과 봉쇄가 인도주의 구호 시스템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인 호세프 보렐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미 끔찍한 인도적 상황과 감내하기 어려운 민간인 희생을 악화시키는 재앙적 결과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지난 8일 브리핑에서 "라파에는 난민이 많으며 이스라엘군은 라파에서든 어디에서든 작전을 수행하면서 무고한 민간인 생명의 보호를 고려해야 하는 특별한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작년 10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해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250명가량을 인질로 잡아간 뒤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에 대한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과 지상 작전을 벌여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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