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광폭 행보 이어갈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올해 첫 해외 현장 경영에 나갔다는 소식인데, 여러 상황을 고려하면 단순 출장 이상의 의미를 둘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회장이 말레이시아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찾았는데요.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어렵다고 위축되지 말고 담대하게 투자해야 한다면서 단기 실적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과감한 도전으로 변화를 주도하자”는 발언을 남겼습니다.
일단 그동안의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첫 해외 현장 점검이 최근 주가나 실적 측면에서 위축되고 있는 2차전지라는 점을 살펴봐야겠습니다. 배터리 사업에 그룹 차원의 힘을 싣겠다는 뜻으로 투자자들이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겠죠.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22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6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에 주춤하고 있고, 점유율도 세계 톱 티어는 아닙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삼성SDI의 지난해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은 4.6%로 세계 7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의 첫 현장 점검이 배터리라는 것은, 세계 배터리 시장이 주춤하지만 삼성SDI는 적어도 예정대로 투자를 실행하거나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부분이겠습니다. 말레이시아 삼성SDI 2공장에서는 올해부터 ‘프라이맥스 21700’ 원형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인데, 삼성SDI가 배터리 점유유를 높일 수 있는 추가 전략을 내놓을지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말레이시아에서의 이재용 회장의 행보를 보면 다음 수에 대한 것도 어느 정도는 읽을 수 있겠습니다. 배터리 점검 이후엔 스마트폰 매장을 방문해 현지 분위기를 살폈거든요. 삼성전자와 말레이시아 유통기업 ‘센헹’이 2022년에 함께 만든 동남아 최대 전자 매장을 방문했다고 하는데, 말레이시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점유율이 1위를 기록하는 나라입니다. 스마트폰은 지난해 출하량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기 때문에, 삼성으로서는 절치부심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오는 26일부터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스마트폰 통신 관련 행사,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MWC에서 고객사를 만나 6G 관련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후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선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짓고 있는 파운드리 공장을 찾을 가능성이 점쳐집니다. 미국 정부가 반도체육성법으로 주겠다고 했던 보조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데, 이 문제를 풀어야 하는 것도 이재용 회장과 삼성전자의 큰 과제입니다.
● '더블 배당' 금융지주, 변수는?
4대 금융지주들의 주가 상승세가 주목할 만합니다. 연초 대비로 보면 하나금융지주가 32% 이상 뛰었고, KB금융은 26% 넘게,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각각 13.79%, 12.2% 상승했습니다.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하던 금융지주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커진 이유, 제도가 바뀐 점부터 살펴봐야겠습니다. 배당정책 선진화 제도가 올해부터 실시. 그동안에는 주주명부폐쇄 전까지 배당금을 얼마 받는지 알 수 없어서 ‘깜깜이 배당금’이라는 불만이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이 깜깜이 배당을 없애고자 ‘배당금을 선공개하고 주주명부 추후 확정’을 위해 2023년 결산 배당기준일을 2월 말로 변경했습니다. 그러다보니 분기배당을 실시하는 종목의 주주로서는 지난해 결산배당을 받을 수 있는 기간과 1분기 분기배당을 받을 수 있는 주식 보유기간이 한 달 사이로 짧아졌거든요. 그래서 2월 말부터 3월까지 보유하면 결산배당도 받고 분기배당도 받는 더블 배당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신한지주의 경우 결산 배당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을 오는 23일로 공시했습니다.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명부폐쇄일이 가장 가깝게 돌아오는 곳이죠. 신한지주의 1분기 배당 지급을 위한 주주명부폐쇄 기준일은 정관에 따라 3월 말일로 유지됩니다. 주식회사의 결산 배당을 받으려면 명부폐쇄 2거래일 이전에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어야 하니 신한지주 주식의 경우 오는 21일까지 사서 약 한 달간 보유하면 결산 배당과 1분기 배당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4대 금융지주는 모두 분기 배당을 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도 투자자들에게는 투자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
금융주 투자, 점검해볼 악재나 변수는 없을까요. 이번에 나온 2023년 연간 금융지주사 실적을 보면 불안요소는 있습니다. 4대 금융지주 공통적으로 충당금을 직전 연도보다 40%에서 많게는 두 배 이상 쌓아놨거든요. 충당금을 쌓아놓았다는 것은 회사가 받을 돈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2023년도에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쌓은 대손충당금 보면 KB금융이 3조1464억원, 신한 2조2512억원, 하나 1조7148억원, 우리 1조8810억원 등으로 조단위로 집계가 되는데요. 이렇게 충당금을 많이 쌓아놓은 것은 결국 부동산 문제 때문입니다. 해외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에서 어느 정도 문제가 커지냐에 따라서, 또 언제 터지느냐에 따라서 금융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도 참고하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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