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제(春節·설날) 연휴(10∼17일)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수억 인구의 '대이동'도 절정에 달한 모습이다. 본격인 이동이 시작되자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여행객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곳곳에서 귀경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6일 북경청년보와 중국신문망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시 교통 당국은 15∼18일 시내 공항·기차역 주변 야간 대중교통망을 연장 운영하면서 귀경 행렬을 맞아들이고 있다. 당국은 17일 돌아올 인파가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본다.
이런 가운데 귀경에 애를 먹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연휴를 맞아 중국 남부 하이난성의 대표 관광지 싼야(三亞)를 찾았던 여행객들은 각자 집으로 돌아갈 무렵이 됐으나 항공권을 구하지 못한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싼야 펑황국제공항은 2월 들어 하루 평균 7만5천명의 여행객을 소화했고, 연휴 동안에는 63만명 이상이 공항을 오갈 것으로 전망됐다.
베이징에 사는 저우(周)모씨는 연휴 마지막 이틀 동안 싼야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표가 1만위안(약 180만원)을 넘어서면서 난감해졌다. 연휴 초반 싼야로 향할 때만 해도 항공권은 1천위안(약 18만원) 수준이었는데, 돌아가려면 10배 넘게 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6∼17일 싼야에서 출발하는 비행기 티켓은 비즈니스석만 일부 남았고, 그게 아니면 여기저기 환승하면서 10여시간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가격은 1만4천위안(약 260만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런 소식이 속속 알려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올 때는 1천, 돌아갈 때는 1만 이상"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기도 했다.
불만이 잇따르자 중국 당국은 대응에 나섰다.
국가민항국은 싼야와 베이징·상하이·광저우·선전·청두·항저우·쿤밍·시안·충칭 등을 잇는 주요 노선을 증편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고, 항공사별 계획을 보고받았다.
올겨울 밀려든 관광객으로 활기를 되찾은 동북 지역 헤이룽장성의 하얼빈에서도 귀경 항공권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관찰자망에 따르면 하얼빈에서 상하이로 가는 직항편은 이코노미석이 매진돼 비즈니스석 이상만 탈 수 있고, 가격은 8천500∼1만2천640위안(약 160만∼230만원)으로 형성됐다. 하얼빈-베이징 항공편은 17일부터 출발할 수 있고 역시 6천800위안(약 120만원)짜리 비즈니스 클래스만 남아있다.
악천후가 예상되는 중국 외곽 지역에서 육로를 이용하는 사람들 역시 귀경길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연휴 귀경 피크'인 이날 "신장(위구르자치구) 북부와 시짱(티베트자치구) 동부·남부, 쓰촨 서부 고원 중북부, 네이멍구 동북부, 헤이룽장 북부 등의 도로가 눈과 진눈깨비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신장 아러타이 지역과 이리 지역은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기상당국은 17∼22일 북부 산시(山西)성과 산시(陝西)성, 중부 허난성, 동부 산둥성 등에 폭설이 예상되고, 기온도 떨어질 것이라고 전해 주말까지 이어질 귀경 행렬에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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