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별동 신축' 리모델링 아파트에 직접 가봤더니 [양현주의 家봤습니다]

양현주 기자

입력 2024-03-13 17:25  


"리모델링은 지은 지 15년이 지나면 사업할 수 있습니다. 노후화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주거 질을 개선할 수 있을뿐만 아니라 결국 지역공동체 삶의 질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 상무)

13일 찾은 서울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 현재 준공 중인 리모델링 아파트입니다. 최근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규제를 완화하며 정비사업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는데요. 리모델링만큼은 예외였습니다. 오히려 안전성 규제를 강화해 리모델링 인기가 시들해지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있었습니다. 이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아파트 '더샵 둔촌포레'는 최근 청약에서 최고 세 자릿 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을 거뒀습니다. 왜 그런 걸까요? 리모델링 현장을 방문해 직접 살펴봤습니다.


● '더샵 둔촌포레' 일반분양 12%…"리모델링, 재건축 대체재"

둔촌현대1차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더샵 둔촌포레는 현재 공정률 72%로 올해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하 2층~지상14층, 전용 84~112㎡, 총 572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입니다. 기존 용적률은 179%로 재건축 사업성이 충분하지 않아 리모델링을 선택했습니다. 업계는 통상 용적률이 180%를 넘으면 일반분양 물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워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봅니다. 정부에서 일반 공급 물량이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리모델링을 등한시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곳 더샵 둔촌포레의 경우 오히려 리모델링을 통해 가구 수를 늘리고 일반 분양물량 74가구를 내놨습니다. 전체 가구 수의 12%에 달하는 숫자입니다.


해당 단지 준공을 맡은 이원식 포스코이앤씨 리모델링영업실 상무는 리모델링이 재건축의 상호보완재가 아닌 대체재라고 분명히 했습니다. 이 실장은 "수도권으로 한정하더라도 준공된 지 20년이 지난 아파트가 전체 아파트 절반 넘어서고 있는데, 서울의 경우 이미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으로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또 "가구수 증가형 리모델링 사업이 가능한 단지는 서울에만 898곳이며 현행 주택법에 따라 기존 가구수의 15%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에 가구 수 증가형 리모델링으로 최대 11만 6,164가구가 신규 공급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리모델링은 층고가 낮다?…"신축이나 마찬가지"

하지만 아직 우려는 남아있습니다. 리모델링에 대한 일반적인 통념 때문입니다. 통상 리모델링 아파트는 '층고가 낮다'거나 내력벽을 철가할 수 없어 비좁게 느껴진다는 비판이 따라다닙니다. 기존 건물을 밀고 새로 단지를 올리는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의 경우 골조를 유지한 채 증축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진행되는 리모델링 단지의 경우 이 같은 통념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 더샵 트리에' 내부 모습
더샵 둔촌포레의 경우 주동의 천장고 높이는 2.34m 수준입니다. 준공 중이라 감이 잘 안 오시죠. 이미 완공된 리모델링 단지 내부도 살펴볼까요. 2년 전 완공된 '개포 더샵 트리에' 실내 모습입니다. 우물천장을 적용해 기존 천장 높이보다 10cm가량 높인 2.3m 천장을 구현했습니다. 일반적인 신축 아파트 천장고인 2.4m보다 조금 낮았지만 답답한 느낌은 들지 않았습니다. 현장 소장은 "육안으로 봤을 때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기존 아파트 위에 짓기 때문에 거실이 길쭉한 '동굴형 평면'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게 사실입니다.


강동구 더샵 둔촌포레 단지 배치도. 총 8개으로 지어지는데 이중 3개동(15, 16, 17동)은 별동으로 지어진다. 해당 동 모두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마저도 더샵 둔촌포레의 일반분양에 도전하는 예비 조합원의 경우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 조합원 분담금을 줄이기 위해 만든 일반분양 물량의 경우 아예 별동을 지어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기존 골조를 활용하는 게 아닌 만큼 새로 짓는 신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리모델링 단지의 내부 구조 한계가 적용되지 않는 겁니다. 실제 더샵 둔촌포레는 총 8개 동으로 지어지는데, 이중 3동(15, 16, 17동)은 별동으로 지어집니다. 천장고도 주동보다 10cm가량 높은 2.42m입니다.

또한 실수요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4베이 판상형 위주로 설계됐고, 가장 작은 면적대가 전용 84㎡로 중대형 면적대로 구성됐습니다. 각종 커뮤니티 시설도 15, 16동 위주로 지어질 예정입니다. 주차 대수도 증가합니다. 기존엔 지하주차장 없이 지상 368대였던 주차공간이 리모델링 후에는 지하 2개 층에 703대로 대폭 증가됐습니다. 다만, 리모델링의 경우 지하 주차장 공사가 재건축보다 까다롭습니다. 빈 공터에 땅을 파서 아래부터 순차적으로 주차장을 설치하는 재건축 '오픈 컷' 방식과 달리 주차장 상층부부터 만들며 아래로 내려가는 '탑다운' 방식이라 재건축에 비해 비용이 더 많이 듭니다.

일반분양 물량으로 제공되는 15·16·17동 중 15동 입구

●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 93대 1…최고 경쟁률은 세자릿수

이런 이유로 더샵 둔촌포레는 최근 진행한 청약에서 흥행을 거뒀습니다. 전날 열린 1순위 청약의 경우 47가구 모집에 4,37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93.06대 1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15가구가 나온 전용 84㎡B 타입에는 2,330명이 접수해 155.33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1일 진행된 특별공급도 22가구 모집에 580명이 접수해 평균 26.36대 1의 경쟁률이 나왔습니다.

흥행 요인으로 주변 시세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도 한몫했습니다. 더샵 둔촌포레의 분양가는 전용면적 84㎡ 최고가 기준 13억 9,300만 원입니다. 인근에서 올해 말 입주 예정인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1만 2,032가구)의 최근 분양권·입주권 실거래가(19억 원 선)보다 저렴합니다.

서울리모델링협회는 주택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한 서울시에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통한 공급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서리협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중대형 단지들이 늘어난 만큼 일반분양분도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서울에만 현재 500세대에서 300세대가 넘는 단지가 공동주택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친환경 사업인 리모델링이 주택공급 활성화에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점차 입증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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