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유발물질, 알고보니 당뇨병 원인…서울대 연구팀 규명

김수진 기자

입력 2024-04-15 17:24   수정 2024-04-15 22:29


염증 유발물질 ‘리지스틴’이 인간에서도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단핵구가 비만상태의 지방조직에 침투해 리지스틴을 분비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을 높인다는 기전을 서울대병원 연구팀이 최초로 규명했으며, 이는 당뇨병 조절의 새로운 해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효수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연구팀(양한모 교수, 김준오 연구교수)은 다양한 세포분석을 통해 리지스틴 분비 기능과 CB1 수용체를 동시에 가진 인간 단핵구세포를 발견했다. 연구(인간화 생쥐모델 기반)에 따르면 해당 세포는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발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

리지스틴은 인간의 단핵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 만성염증을 유발한다고 알려졌다. 생쥐는 리지스틴이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보고됐는데, 아직 이 물질과 인간 당뇨병 발병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었다.

연구팀이 인간 단핵구세포를 분석한 결과, 일부 단핵구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행복감이나 식욕증진 등을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의 핵심요소인 CB1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였다. 단핵구가 가진 CB1 수용체가 엔도카나비노이드 물질(2-AG)과 결합하면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p38/SP1)가 활성화되며 리지스틴이 방출됐다. 해당 단핵구는 2-AG가 누적된 조직에 침투가 가능했는데, 침투한 후에는 리지스틴을 고농도로 분비해 해당 부위에 염증을 유발한다고 나타났다.

또한 단핵구가 실제로 인간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연구팀은 인간화 생쥐 모델을 대상으로 분석을 실시했다.

골수 이식을 통해 인간 단핵구를 가진 생쥐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 리지스틴이 발현되는 생쥐를 대상으로 연구팀은 8주간 고칼로리 음식을 투여했다. 이후 인슐린이 작용하는 3대 장기인 근육·간·지방조직에서 ▲2-AG 수준 ▲CB1 농도 ▲리지스틴 농도 ▲인슐린 작용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고칼로리식이를 섭취한 인간화 생쥐는 근육·간·지방조직의 2-AG 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CB1 수용체를 가진 2중-양성 단핵구가 많이 침투해 리지스틴을 분비했고, 장기의 세포내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파괴되고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의 작용이 감퇴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한편,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 차단제(SR141716)를 투여해 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한 생쥐는 고칼로리식이 섭취 후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칼로리식이로 인해 증가한 2중-양성 단핵구의 침투가 차단됐으며, 그 결과 지방조직에서 리지스틴 농도가 낮아지고 염증이 가라앉는 양상이 관찰됐다.

김효수 교수는 “인간의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단핵구의 20%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로, 우리가 비만해졌을 때 대사질환을 야기하는 핵심 행동대원임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인간 당뇨병 발병 기전을 바탕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차단하여 비만에 의한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지원으로 이뤄졌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의 자매지인 ‘RESEARCH’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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