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쟁력 갖춘 강소제약사, 정부 지원 뒷받침 돼야"

박승원 기자

입력 2024-05-16 16:57   수정 2024-05-16 16:57



신약, 개량신약, 위탁생산개발(CDMO)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사업모델이 다양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늘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확실한 캐시카우를 기반으로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적인 기업이 원료의약품(API) 위탁생산 전문기업 에스티팜이다. 에스티팜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에 필요한 핵심 플랫폼기술인 캡핑과 지질나노입자(LNP) 제제기술 그리고 GMP 생산시설 등 향후 새로운 팬데믹 감염병 출현에 대응할 수 있는 mRNA 플랫폼 기술 보유하고 있다.

매출의 87% 이상이 수출인 에스티팜은 mRNA 치료제 핵심 원료 올리고핵산을 위탁개발생산(CDMO)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오는 2025년 하반기 가동 예정인 제2올리고동을 완공한 후 두 차례 증설을 모두 마치면 생산 능력 세계 1위에 등극할 전망이다.

단순한 규모 확대 뿐 아니라 품질혁신에도 힘쓰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이미 에스티팜은 유럽의약품청(EMA) EU GMP(우수의약품 제조·품질 관리기준) 및 미국 식품의약국(FDA) cGMP 실사·인증을 받았으며, 고지혈증·동맥경화증·혈액암·척수성근위축증 등 영역에서 CDMO 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제론의 골수형성이상증후군(MDS) RNA 치료제 '이메텔스타트'가 6월 FDA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을 경우 올해 2분기 이후 상업화 물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 리가켐바이오와 ADC(항체-약물접합체) 분야 제조위탁 계약을 맺으며 파이프라인을 확장하고 있다.

전통 제약사의 약진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하나제약은 프로포폴 허가 후 30여년만에 마취 신약인 바이파보주를 출시했다. 지난해 일본과 국내에 이어 3번째로 유럽에서 전신마취 적응증을 획득했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과는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바이파보를 비롯해 세비원HCT정, 하나플루캡슐, 히알원점안액, 오메가원연질캡슐, 세트프리필드주, 덱스메딘프리믹스주, 테리움정, 루마세이트프리필드주, 시타원정 등 다양한 처방의약품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마취·마약성 진통제 분야의 경우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하나제약 관계자는 "프로포폴 이후 30년만에 마취제 신약으로, 개발사 기술 이전을 통해 자체 생산 및 독점 판매권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동남아 7개국 수출 계약 중으로 전 세계적 마취제 신약의 선도국으로서 마취과 시장을 리딩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구바이오제약은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등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 몽골 시장 진출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초 라오스 최대 민간 기업 LVMC 홀딩스와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한 데 올해 2월엔 몽골 의약품 제조회사 문킨툰, MEIC와 합작 몽골현지공장 설립과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은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을 당장 가는 건 솔직히 어렵다"며 "아세안 국가 진출을 시도한 건 다국적 기업과 경쟁이 적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 매출 1,000억원 돌파에 성공한 신신제약은 아렉스, 신신파프 등 주력상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중이며, 지난해 하반기 론칭한 프리미엄 제품군도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중국 1위 제약사 시노팜의 선제안으로 체결한 540만달러 규모 의약품 공급계약이 매출에 반영되면서 올해 실적도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유제약의 경우 지난달 비뇨기 질환 치료제 유힐릭스 연질캡슐에 대해 필리핀과 미얀마 식품의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제품 등록을 완료했다. 유힐릭스 연질캡슐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 증상의 개선 ▲급성 요저류 위험성 감소 ▲ 성인 남성의 남성형 탈모 치료 등 총 4개의 적응증에 사용되는 의약품이다.

유원상 유유제약 대표이사는 "향후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 의약품시장에서 유힐릭스 외에 항응고제 등 다양한 품목의 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만큼, 유유제약의 해외 시장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2023 글로벌 제약바이오시장 수출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는 세계에서 제약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다. 지난 2015~2019년 동남아 제약시장 연평균 성장률은 약 8%이며, 이 중 필리핀을 포함한 동남아 주요 6개 국가의 제약시장 규모는 약 200억달러에 달한다.

삼오제약은 탄탄히 다져온 제품력을 바탕으로 수출 역군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항생제와 항균제, 항알레르기제 등의 원료는 물론, 항생제, D-아미노산 유도체 등의 중간체 등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삼오제약은 의약품과 희귀의약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국내 제약업계에 많은 기여를 해오고 있는 중견기업이다.

개량신약 강자인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내수 뿐 아니라 수출에 힘쓰며 글로벌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전 세계 40여개국에 의약품을 수출중이며, 특히 항암제 하이드린캡슐을 중심으로 지난해 수주 규모만 2,221만달러(약 307억원)를 기록하면서 올해도 견고한 수출 확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삼진제약 역시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해외 문을 두드리고 있다. 주사제형 의약품(항생제)의 매출이 증가하는 가운데 간판 상품인 소염진통제 '게보린' 등 정제형 의약품과 식욕 촉진제 '트레스탄‘ 등 캅셀제, 건강기능식품 등 전반적인 제품군들의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일반의약품에 대한 해외 등록 등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중복적인 약가 인하 조치 등 중소제약이 버티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이면서 중견을 넘어 대형, 글로벌사로 뻗어나가는 강소제약사들의 격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2, 제3의 글로벌 히트템 출시와 성공사례가 잇따르기 위해선 제도 보완과 정비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제약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지 않은 많은 제약사들도 추가적인 신약개발에 나설 수 있도록 폭 넓은 지원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여기에 개량신약도 기존 보다 격상된 또 다른 신약으로 인정의 범위를 넓혀야 산업의 발전이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등 정부가 제약·바이오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우리 업계 역시 노력을 경주하면 제약·바이오가 국가 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자리 잡는 날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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