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만 옮기긴 아깝지..쓰레기도 옮긴다" [엔터프라이스]

지수희 기자

입력 2024-05-16 14:58   수정 2024-05-16 15:04

    <기자>

    지금 보시는 사진은 전기차에서 나온 수명을 다한 배터리입니다.

    전기차 배터리 수명은 약 15년인데 더이상 쓸 수 없을 지경이 돼도 이걸 아무데나 버릴 수가 없습니다.

    폭발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정부에 반납하도록 법으로 정해놓고, 일단 지자체들이 이걸 받아는 뒀는데 사실 처치곤란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40년 4천만대까지 급격하게 늘어날 전망입니다.

    지금보다 약 80배 규모로 커지는 겁니다.

    그런데 쓰레기인줄만 알았던 이 폐배터리가 돈이 됩니다.

    배터리에 들어간 핵심 광물들을 다시 쓸 수 있기 때문이죠.

    현대차와 기아의 차량과 부품을 주로 운송하던 현대글로비스도 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올해초 관련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에 지분투자를 하고, 앞으로 시장을 넓혀나가겠다는 전략인데요.

    현대글로비스의 폐배터리 사업 전략 분석해 봅니다.

    <앵커>
    현대글로비스 물류회사인데 구체적으로 폐배터리와 관련해서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물류회사이니깐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사업은 폐배터리를 운반하는 사업입니다.

    앞서 전해드린대료 폐배터리는 옮기는 것도 굉장히 어렵습니다. 폭발가능성이 있기 때문인데요.



    사진으로 보시는 것이 이해를 돕기 위해 가져온 폐배터리 운반 용기인데요.

    혹시 모를 폭발이 있어도 박스 밖으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인데요.

    현대글로비스가 이런 배터리 박스를 이용해서 현재 제주도에 쌓여있는 배터리를 내륙으로 옮겨온다는 내용을 지난 주말 발표했습니다.

    제주도와 MOU를 맺은 단계고요.

    그런데 폐배터리 사업의 핵심은 배터리에서 광물을 뽑아내는 기술인데요.

    글로비스는 이 기술력이 없습니다.

    그래서 글로비스가 선택한 것은 관련기술이 있는 업체와 협력하는 겁니다.

    올해초 현대글로비스가 경남 김해시에 있는 '이알' 이라는 회사에 지분투자를 했고요.

    이알이라는 회사를 살펴봤더니 매출이 2022년기준 100억원 규모고 직원은 40명 정도인 소규모 회사입니다.

    일단 배터리를 수거해서 방전을 시키고 배터리를 해체해서 양극재 분리를 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블랙 파우더'를 만드는 것을 이 회사가 담당합니다.

    블랙파우더에는 리튬이나, 니켈, 코발트 같은 희소금속이 포함돼어 있어서 배터리 재활용의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글로비스에 지분투자를 얼마나 했느냐 라고 물어보니 비밀이라고 합니다. 대규모가 아니라는 추정이 가능하고요.

    현대글로비스가 제주에서 배터리를 가져와서 여기서 분리를 하겠다고 하면서 "배터리 회수부터 재활용까지 가능한 종합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는데 당연히 아직은 배터리 물류쪽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폐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려면 2027년은 돼야한다는 전망도 있고, 글로비스가 일단 발을 담그긴 한건데, 현대글로비스 전체사업에 폐배터리 처리 기술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수 있겠군요.

    <기자>
    네, 현대글로비스의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요.

    지난해 기준으로 매출이 25조7천억원인데 완성차를 수출에 필요한 물류와 해운 사업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요.

    유통 분야가 나머지 50%를 차지하는데요. 유통분야도 대부분 자동차 부품 수출사업입니다.



    주로 현대 기아차 해외 공장에서 자동차 부품을 주문하면 잘 포장해서 해상이나 항공으로 현지공장에 보내주는 일을 하는 겁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폐배터리 관련 사업, 블랙파우더 판매 사업도 이 유통분야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알의 블랙파우더 판매는 아직 시작되지 않고, 하반기부터 판매를 시작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또 글로비스는 이 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도 펼칠것으로 보이는데요.

    호주에 있는 폐배터리 재활용기업과 '인바이로스트림(Envirostream)' 최근에 협력을 하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현대글로비스에 문의해서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하는 건지 물었는데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는건 아무 것도 없다고 합니다. 알려진바로는 국내에서 이알의 기술을 활용해 블랙파우더를 확보하는 것처럼 해외에서도 배터리 소재를 확보해서 해외공장으로 보내는 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증권가에서는 배터리 리싸이클링 신사업은 2025년 이후부터 투자 포인트로써 접근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앵커>
    오늘 주제를 한줄로 정리하면요?

    <기자>

    여러가지를 물어봐도 밝힐 것이 없다고 하는걸 보면 사실 이 시장이 돈이 될지 안될지 아직은 점검하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의 주제는 '뜨거워 질 수 있을까?'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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