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지?"…야외활동 줄줄이 '취소'

입력 2024-05-25 08:25   수정 2024-05-25 09:23



매년 이맘때 강원도 양양에서 캠핑을 즐기는 직장인 이모(33)씨는 지난 17일에도 캠핑장을 찾았지만 한여름처럼 모기떼가 극성이라 숙박을 취소하고 인근 호텔에서 잠을 잤다.

이씨는 "원래 캠퍼들은 모기가 많은 8월부터는 캠핑을 잘 다니지 않아 5∼6월이 '캠핑 시즌'인데 지난주부터 모기가 너무 많아졌다"고 말했다.

13년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팬이라는 최모(29)씨는 야구 관람을 가면서도 '팅커벨'(동양하루살이) 떼로 인해 고민이 많다. 팅커벨이 유독 극성을 부리는 비 온 다음 날은 직관을 피한다. 곤충 기피 스프레이에 얇은 긴소매까지 챙겨가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는 "팅커벨 때문에 잠실경기장은 5월 초부터는 피하게 된다"고 말한다.

최근 서울 도심에서 극성을 부리는 팅커벨과 평년보다 일찍 나타난 모기에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여름 '곤충 대발생'이 예년보다 더 잦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6월과 8월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 7월은 40%다. 강수량은 6월은 50% 확률로 평년과 비슷하지만 7월과 8월은 40% 확률로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추산됐다.

국립생물자원관 박선재 연구관은 "일반적으로 온도와 습도가 올라가는 기후가 되면 곤충이 활동하기 좋은 조건이 된다. 기존 실험 결과를 보면 개체수가 늘어나거나 크기가 커져 대발생에 좋은 환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동양하루살이와 붉은등우단털파리등은 익충(인간 생활에 이로움을 주는 곤충)으로 분류되므로 박멸 대상보다는 공존 상대로 보는 것이 적합하다고 제언했다.

붉은등우단털파리 성충은 꽃꿀을 먹으며 수분을 매개한다. 유충은 흙바닥에 살며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한다. 동양하루살이 유충은 부식질 유기물을 분해하며 2급수 이상에서만 살아 수생태계 건강성을 보여주는 지표종이다.

두 곤충은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상위 포식자인 물고기와 새에게 먹이가 돼 생태계 균형에 도움을 준다.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살충제를 쓰기보다 빛에 이끌리는 습성을 고려해 포충기를 설치하는 등 친환경 방제법을 활용하고 있다. 환경부와 서울시는 이달부터 빛에 이끌리는 동양하루살이 습성을 고려해 한강에 조명 보트를 띄워 방제하는 것을 연구 중이다.

고려대 한국곤충연구소 강지현 교수는 "곤충이 대발생할 때 겪을 수 있는 불편을 방지하는 방법을 고도화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이들이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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