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부 여성의 살벌한 이혼...총격전에 2명 사망

입력 2024-09-19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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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가장 부유한 여성으로 꼽히는 타티야나 바칼추크 와일드베리스 창업자와 남편 블라디슬라프가 이혼으로 법적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총격전까지 벌어졌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총격전으로 2명이 사망했다.

타티야나는 결혼 전 성이 '김'인 고려인으로, 육아 휴직 중이던 2004년 창업한 와일드베리스를 러시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로 키워냈다.

그는 지난 7월 남편인 블라디슬라프를 상대로 이혼 소송을 제기했다. 두 사람은 와일드베리스가 러시아 최대 옥외광고 업체인 루스 아웃도어와 합병하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블라디슬라프는 합병에 반대해왔다. 와일드베리스의 지분은 타티야나가 99%, 블라디슬라프가 1%를 보유하고 있다. 타티야나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자 블라디슬라프는 와일드베리스의 지분 절반을 요구하는 중이다.

와일드베리스는 지난해에만 270억달러(약 35조8천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렸으며, 타티야나의 자산은 81억달러(약 11조원)로 추정된다.

NYT는 이날 총격전이 모스크바 크렘린궁 맞은편에 위치한 와일드베리스 사옥에서 벌어졌다고 전했다.

블라디슬라프가 건장한 남성들을 데리고 협상을 하겠다며 사옥을 찾았지만, 로비에서 타티야나가 고용한 경비원들과 충돌이 발생했고 결국 총격전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슬라프는 러시아 경제매체 RBC에 창고 건설에 대한 협상 진행을 위해 동료들과 사무실을 찾았지만 입구에서 경비원의 공격을 받았고, 1명이 부상당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타스 통신이 공개한 현장 영상에는 건장한 남성들이 언쟁을 벌이다 그 중 한명 이상이 총을 쏘는 장면이 담겼다.

타티야나는 블라디슬라프의 이런 주장을 즉각 부인했다.

타티야나는 텔레그램에 울먹이는 영상과 함께 성명을 올리고 두 사람 간 협상은 계획에 없었으며, 남편이 회사를 급습하려다 실패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무장한 남성들이 사무실을 급습해 총격전을 일으켰고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젊은이들이 죽었다"며 "블라디슬라프, 도대체 뭐 하는 거야? 부모님과 아이들을 어떻게 보려고 그래"라고 호소했다.

NYT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2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8명이 체포됐다. 사망자는 건물 경비원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수사위원회(RIC)는 이번 사안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으며, 사건 당시 현장을 찾은 경찰관 두 명도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twilight1093@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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