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에 의해 약물을 복용하고 혼수상태에 빠져 50명에게 강간당한 사실을 알게되자 남편을 공개 법정에 세운 프랑스 여성이 현지에서 영웅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71세 남성 도미니크 펠리코가 2011년 7월부터 거의 10년간 아내의 술잔에 몰래 진정제를 넣어 의식을 잃게 만든 뒤 인터넷 채팅으로 모집한 익명의 남성을 집으로 불러들여 아내를 성폭행하게 한 혐의로 강간범들과 함께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사건이 '대중의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며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지만 피해자인 지젤 펠리코는 이달 4일 아비뇽 법원에서 열린 첫 심리에서 공개 재판을 요구했다.
지젤의 용기는 프랑스 사회에 큰 감동을 안겼고, 지젤은 용기의 아이콘, 페미니스트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매일 지젤의 얼굴이 프랑스 TV와 신문을 장식하고, 프랑스 전역에서 열리는 시위 피켓에도 등장한다. 지지자들은 지젤이 법원에 출석할 때마다 수십명씩 운집해 그를 응원할 정도다.
기자 겸 작가인 엘렌 데빈크는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그들(범인)이 하찮은 존재로 취급한 건 지젤만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 모두에게 우리가 하찮은 존재라고 말한다. 당신의 힘은 우리에게 힘을 돌려준다. 이 엄청난 선물에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지난주 재판에서 피고측은 지젤이 사건 당시 의식이 없었고, 남편이 아닌 남성과의 성적 관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는 지젤의 주장을 무너뜨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NYT가 보도했다.
피고측 변호사들은 경찰이 도미니크의 컴퓨터에서 압수한 사진 중 27장을 공개했는데, 그 중 지젤이 사건 당시 눈을 뜨고 있는 모습이 담긴 것도 있었다.
하지만 지젤은 "이것이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시도라면 견디기 어렵다"면서 "이 방에서 나를 죄인처럼 보이게 만들려고 무엇을 찾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사건은 남편 도미니크가 2020년 9월 동네의 한 슈퍼마켓에서 휴대전화로 여성들의 치마 속을 몰래 촬영하다 붙잡히며 발각됐다. 경찰이 압수한 도미니크의 컴퓨터에서 2만 건이 넘는 음란 사진과 동영상이 나왔고, 그가 아내에게 엽기적인 성범죄를 벌여 온 사실도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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