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대만 전체를 감싼 포위훈련을 실시한 날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킬러(자폭) 드론 1천대를 구매하는 데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대만 중국시보 등에 따르면 그동안 자폭 드론 구매 논의를 진행해온 대만 당국은 포위훈련 당일인 14일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나서 다음 날인 15일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대만 내 미국 대사관 격인 미국 재대만협회(AIT)와 대만군 간에 체결된 이 계약으로 대만은 '스위치블레이드 300' 685대와 알티우스(ALTIUS 600M-V) 291대를 포함한 자폭 드론 1천 대를 넘겨받게 됐다. 대만은 구매에 52억7천만 대만달러(약 2천230억원)를 지불했다.
스위치블레이드 300은 폭탄을 장착해 목표물과 함께 폭발하는 일명 '가미카제 드론'으로 불린다. 미 공군 특수전사령부 요청을 받은 에어로바이런먼트사가 2007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부터 배치됐고 주로 특수부대가 사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치블레이드 300 드론은 2029년 11월, 알티우스 드론은 2027년 말에 각각 대만에 인도될 예정이다.
대만 국방부는 자폭 드론 구매로 다층적 억제 전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국은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대만 건국기념일(쌍십절·10월 10일) 연설에서 나온 '양국론'을 문제 삼아 지난 14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로 육군·해군·공군·로켓군을 동원한 '연합 리젠(利劍·날카로운 칼)-2024B 연습'을 실시했다.
중국의 첫 번째 항공모함인 랴오닝호 전단도 참여해 대만 섬 북부·남부, 섬 동쪽에서 벌인 이 포위훈련은 "대만 독립 시도를 겨냥한 강력한 충격과 공포"를 주려는 목적이 있었다고 중국군은 밝혔지만, 사실상 대만 침공을 염두에 둔 무력시위로 대만해협은 물론 동아시아 안보 위기를 고조시켰다는 국제사회의 비판에 직면했다.
대만 국방부는 이 포위훈련 당일 중국 인민해방군 군함 17척, 해안경비대 함정 17척, 군용기 125대가 탐지됐다고 밝혔다.
대만 내에선 중국이 잦은 포위훈련으로 안보 위기를 고조시키는 상황에서 중국과의 화해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중국 위협에 맞서 미국산 첨단 무기 구매 등을 서둘러 자주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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