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려면 여기"…서울 지도 놓고 살펴보니

성낙윤 기자

입력 2024-10-1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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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큰 폭으로 줄며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이다. 집값 상승폭이 줄고 매물이 쌓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실거주·투자 등 매수 목적에 따라 다른 접근법을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2주 서울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랐다. 지난 8월 매주 0.3% 가까이 오르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1/3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매매거래도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8일 기준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680건으로 집계됐다. 고점이었던 지난 7월(8,985)의 30% 수준이다. 이달 말까지 신고 기한이 남아있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들어 최저점이었던 3월(4,423)에도 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대출 규제 VS 금리 인하…수요자 '혼란'

정부와 금융권의 전방위적 대출 조이기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실시되고, 은행들은 본격적으로 가계 대출 총량 관리에 들어가며 매수 심리에 찬바람을 불어넣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9월 부동산시장 소비자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5.8로 직전월(140.5)보다 14.7p 급락했다.

이런 상황 속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가 시작됐다. 한은은 지난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를 인하하며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신호탄을 쐈다.

결국 대출 규제라는 집값 하락 재료와 금리 인하라는 상승 재료가 맞붙으며 수요자들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부동산 시장이 올 연말까지 관망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라는 정책 변화가 시장에 영향을 끼치기까지 1년 이상 시차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4분기라는 계절적 요인을 감안했을 때 의사결정을 내년으로 미루는 수요 또한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집값이 꾸준히 우상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금리 인하 지속으로 인한 자금 유동성 증가와 경기 회복, 그리고 향후 불거질 주택 공급 부족 리스크 등이 맞물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 "송파·목동·마포, 주택 표본 많아"

실수요자의 매수 적기는 거래가 줄고 매물이 쌓이는 시점이라는 조언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송파와 목동, 마포 등은 매물의 표본이 많아 매수자들의 가격 협상력이 높다"며 "연말과 내년 초에 해당 지역들을 중심으로 고려해볼만 하다"고 말했다.

대출금리의 움직임과 매물 적체량을 고려해 개인 부채를 조정, 적절한 '내 집 마련' 타이밍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아파트실거래가 현황에 따르면, 18일 기준 송파구와 목동이 위치한 양천구, 마포구는 각각 6,670건, 3,456건, 3,366건의 매매 물건이 시장에 나와 있다. 중구(1,113건), 강북구(1,541건) 등에 비하면 적게는 2배, 많게는 6배가량 많은 물량이다.

매수 대상이 '서울 내 신축 아파트'가 아니라면 시간을 조금 더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내가 매수하고 싶은 지역과 살고 싶은 주택 유형을 우선 파악해야 한다"며 "지방의 구축 아파트도 괜찮다면 급하게 움직이지 않고 양극화가 더 진행되기를 기다려도 된다"고 제언했다.

● "'불패'의 강남3구…금관구는 가격 매력 높아"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가격 선도 지역'과 '덜 오른 지역'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선도 지역은 집값 상승기에 가격이 가장 빠르게, 많이 오른다. 하락기에는 낙폭이 타 지역 대비 작다는 특징이 있다. 덜 오른 지역은 과거 고점 수준을 아직 회복하지 못했고, 매매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을 말한다.

부동산원 매매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집값이 빠르게 오르던 지난 8월 서초·강남·송파는 매주 0.33%~0.59%의 사이의 상승폭을 보였다. 용산구 또한 매주 4주 내내 0.2%를 상회하는 변동률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금천·관악·구로의 오름폭은 0.07%~0.27%에 그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주택 시장을 선도하는 지역은 강남3구와 용산"이라며 "구로와 금천 등은 서울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적은 금액으로 수익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마포·동작·성동, 매매·임대차익 기대 가능"

매매차익과 임대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는 곳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가율이 높으면서 안정적으로 임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차후에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는 단지가 좋다"며 "강남권역을 둘러싸고 있는 마포나 동작, 성동 등 한강벨트는 대표적으로 인기가 높은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피벗이 시작됐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금리에 민감한 지역 중 매물이 쌓여있는 단지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는 조언도 나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은 금리에 대해 민감도가 상당히 높은 곳으로 꼽을 수 있다"며 "노도강 내에서도 중계동 일대 등은 대표적인 학군지로 자리 잡은 만큼 일정 수준의 수요가 잘 지탱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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