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중국 관영매체가 저출산 해결을 위해 대학에서 결혼과 연애 관련 강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해 뭇매를 맞았다.
1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달 초 중국인구보는 "대학이 연애·결혼 교육의 주된 장이 돼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젊은이들의 결혼 기피와 출산율 하락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이 학생들에게 결혼과 연애를 가르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인구보는 중국 의료·보건 업무를 총괄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으로 국가 인구정책을 홍보하고 출산 전후 관리, 교육 관련 지식을 알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신문은 해당 기사에서 대학생 57%가 연애를 기피하고 있다는 최근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하면서,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이 학업과 연애 사이에 시간을 균형 있게 배분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결혼 교육 부족으로 정서적 관계에 대한 대학생들의 인식이 명확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 신문은 설문 대상 학생의 82%가 학교에 결혼·연애 수업이 없다고 답했다면서 "학생들이 교육받는 장이자 연애하는 주요 장소인 대학이 결혼 교육의 교두보이자 주된 진지의 역할을 하고 결혼·연애 교육과정을 개설, 학생들의 결혼과 연애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제안은 중국의 기록적인 결혼 기피와 출산율 감소에 대한 대응책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수년간 우한대, 샤먼대, 톈진대 등 여러 학교에서 '결혼과 사랑', '사랑의 심리학', '사랑의 사회학' 같은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시나웨이보 등 SNS상에서는 관련 기사에 "실업문제부터 해결해라", "취업도 못하고 졸업해 백수인데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라니, 이건 무슨 형벌인가"라는 게시글과 댓글이 호응을 얻었다.
이들은 경제 둔화와 높은 청년실업률,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긴 노동시간 등 근본적이고 종합적 해법이 필요한데 대학생들에게 연애를 가르치라는 미봉책만 제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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