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가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기초 소재에 대한 관세인 만큼 산업계 전반에 영향이 예상됩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우리나라 철강업계 현재 분위기 어떻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 관세 25% 발언이 새벽에 긴급 타전된 이후 오전 중 정부 주무부처와 철강업계 동향을 파악해봤는데요.
다들 현지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른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다만 아직 25% 부과라는 숫자 외엔 구체적인 방식이나 부과 시기 등을 언급하지 않아 예측이 힘들다는 반응이 공통적이었습니다.
<앵커>
우리나라가 미국에 수출을 많이 하면 영향도 크겠죠. 수출비중이 어느정도입니까.
<기자>
미국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출물량 총 2,970만 톤에서 약 9% 정도를 차지하는 주요시장입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연간 263만 톤 까지 철강을 수출할 수 있습니다. 하드쿼터제 때문에 그 이상은 아예 수출을 못합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정부 1기 때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량을 줄이는 쿼터제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관세보다 더 큰 문제는 미국이 쿼터까지 손 볼지 인데, 이건 아직 언급이 안됐기 때문에 지켜봐야 합니다.
<앵커>
지금은 면세로 수출을 하고 있군요. 이대로 25% 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기업들에게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수 있습니까.
<기자>
국내 철강사들은 미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철강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현대제철이 미국 현대차와 기아에 차량용 강판을 공급하는 경우인데요.
수출물량에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현지에서의 완성차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현대제철이 미국 제철소 건설 계획을 밝히긴 했지만 오는 2029년에나 가동한다는 목표인 만큼 당장의 타격은 불가피합니다.
다만 철강업 자체로만 봤을 때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25% 관세는 미국 외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 보편관세라는 점에서 결국 미국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관계만 바뀌게 되고요.
이렇게 되면 미국 내에서는 생산이 어려운 제품을 주로 수출하는 우리 철강업계는 단기적으론 영향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앵커>
알루미늄 쪽은 어떻습니까. 마찬가지로 25% 관세부과가 예고된 상황인데요.
<기자>
알루미늄 업계는 긴장감이 더 합니다.
알루미늄박의 미국 수출은 전체 수출의 약 30%나 차지하는데다가 2018년 관세부과 당시 철강과 달리 별도 협상 없이 관세가 그대로 적용돼 타격이 컸기 때문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철강 알루미늄 관세 부과 계획과 함께 오는 11일이나 12일에는 상호관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특히 자동차 관세가 거론됩니다. 여기에 대한 영향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상호관세는 상대국의 관세율에 맞춰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합니다.
트럼프는 그간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만 부과하고 있는데 유럽연합은 미국산 자동차에 10% 관세를 물리고 있다며 불공정 무역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한미FTA를 맺었기 때문에 미국과의 교역에 관세를 매기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원론적으로는 상호관세가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영향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의 무역적자국 9위(2024년 기준 660억 달러, 약 96조원)에 이르는 만큼 특정 품목별 추가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미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대표적인 품목은 자동차입니다. 지난해 한국은 347억 달러 규모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한 데 비해 수입은 21억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10%, 멕시코산에 25% 관세 부과 시 현대차와 기아의 영업이익이 각각 1조9000억원, 2조원 줄어들 것이란 추정도 나옵니다.
이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판매단가 인상이나 미국 현지 생산 확대와 같은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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