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방위적인 '관세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별다른 반응 없이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의회 증언에 나섰지만 기존과 변함 없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고 시장은 이를 무난하게 소화했다. 12일로 예정된 미국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큰 움직임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23.24포인트(0.28%) 오른 44,593.65에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06포인트(0.03%) 오른 6,068.5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70.41포인트(-0.36%) 내린 19,643.8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또 각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율만큼 상대국 제품에 관세율을 부과하는 '상호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시장의 반응은 제한적이었지만 전문가들은 '관세전쟁'이 본격화를 우려하고 있다. US뱅크 웰스매니지먼트의 테리 샌드벤 수석 주식전략가는 "기업 가치는 고평가됐고, 기업은 향후 실적 전망에 절제된 모습이며, 인플레이션은 지속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불확실성 수준이 높고 이는 변동성 증가를 내재한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연준의 현 통화정책 기조는 이전보다 현저히 덜 긴축적으로 됐고, 경제는 강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는 정책 기조 조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2%) 수준을 웃도는 현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시장은 연준이 금리 인하 결정에 신중할 것이란 기대를 더 굳혔다. 다만 파월 증언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되자 하락세로 출발했던 주요 주가지수는 낙폭을 상당 부분 줄여나갔다.
업종별로는 임의소비재가 1% 이상 떨어졌고 필수소비재는 1% 가까이 상승했다. 나머지 업종은 보합권에서 좁게 움직였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스는 이날도 주가가 올라 1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역대 나스닥100 지수에 속한 기업이 기록한 연속 상승 기간 중 최장이다.
메타는 올해 들어 상승률이 22%를 넘어 '매그니피센트7(M7)' 중 올해 최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메타가 한국의 인공지능(AI)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퓨리오사AI'의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애플도 2.18% 올랐다. 중국 아이폰 사용자를 위해 알리바바와 손잡고 인공지능(AI) 기능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이 호재가 됐다.
테슬라는 6.34%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의 경영권을 확보하고자 적대적 인수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머스크는 과거 트위터를 인수할 때도 테슬라 주식을 매도해 자금을 확보했다.
나머지 시가총액 1조달러 이상 거대 기술기업들은 약보합세를 보였다.
인텔은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미국 반도체 기술을 보호하겠다고 공언하자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글로벌 호텔체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은 올해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예상치를 밑돌아 주가가 5.4%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박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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