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시밀러 양대산맥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맞대결을 펼칩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이 기자, 두 기업이 미국에서 같은 날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의 시밀러 제품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다구요.
<기자>
스텔라라는 연매출 15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판상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사용됩니다.
오리지널사인 미국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이 개발, 그간 보유하고 있던 특허가 올해 만료됐습니다.
앞서 삼성과 셀트리온은 각각 스텔라라의 시밀러, 쉽게 말해 복제약을 출시하기 위해 J&J와 합의했는데,
미국에서 판매가 가능해지는 시기가 두 곳 모두 오는 22일부터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세계 스텔라라 시장에서 미국 비중만 약 65%인만큼 누가 선점하느냐가 가장 관건입니다.
실제로 올해만 삼성과 셀트리온을 포함해 총 7개 기업이 스텔라라 시밀러 출시에 나섭니다.
지난 2023년 당시 연간 21조원 매출을 내는 '휴미라'를 두고 10개 업체가 시밀러 출시에 나선 이후 가장 치열한 경쟁입니다.
현재 미국 암젠이 지난달 스텔라라 시밀러를 가장 먼저 내놨고, 아이슬란드 알보텍은 이번달 안에 출시할 전망입니다.
<앵커>
바이오시밀러는 말 그대로 동일한 성분의 복제약이잖습니까.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거 참전하는 가운데 삼성과 셀트리온의 경쟁력은 뭡니까.
<기자>
삼성은 바이오시밀러 강자이자 경쟁자인 산도즈에 스텔라라 시밀러 '피즈치바'의 북미 유통과 마케팅을 전적으로 맡겼습니다.
'적과의 동침' 전략은 일단 잘 먹혔다는 분석입니다. 가장 앞선 암젠에 이어 두번째로 미국 판로를 뚫은 겁니다.
최근 산도즈는 피즈치바와 관련해 미국의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처방집에 등재된다는 것은 보험사가 사용해도 좋다고 인정한 약이라는 의미인데요.
사보험 중심의 미국 제약시장 특성상 여기에 등재됐는지 여부가 판매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반면 셀트리온은 스텔라라 시밀러 '스테키마'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간 현지에서 구축해놓은 직판 역량과 인프라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인데, 다만 아직 유의미한 PBM 계약 건은 없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사보험보다 공보험으로 먼저 승부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사보험 비중이 약 70%로 훨씬 더 높지만, 경쟁이 그만큼 치열하기 때문에 가격 부담도 높습니다.
이에 부담이 비교적 적은 공보험 시장을 전략적으로 먼저 공략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유럽에서는 두 회사 모두 스텔라라 시밀러 출시를 완료했잖습니까.
해당 성적표를 보면 맞대결의 승자를 가늠해볼 수 있는건가요?
<기자>
현재 삼성과 셀트리온 모두 유럽 주요국에서는 스텔라라 시밀러를 각각 출시한 상황입니다.
삼성은 지난해 7월, 셀트리온은 같은 해 11월 내놨는데요. 아직까지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먼저 출시한 삼성의 피즈치바는 약 6개월만에 유럽의 스텔라라 시밀러 시장에서 4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이번 맞대결이 펼쳐지는 미국 시장의 시밀러 경쟁을 살펴보면, 삼성은 총 4종, 셀트리온은 총 6종 상용화에 성공한 상태입니다.
특히 이중 3개의 동일한 품목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지난해 3분기 기준 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 차이는 1% 내외로 그야말로 막상막하입니다.
다만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인 '램시마'가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면서 삼성의 제품('렌플렉시스')보다 약 20%p 앞섰습니다.
<앵커>
최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도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시사했잖습니까.
우리 기업의 진출 확대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됩니까.
<기자>
미국의 약값은 다른 선진국보다 약 2.6배 더 비싸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약가를 대폭 인하하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측되어왔습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대비 30% 더 저렴하기 때문에 우리 기업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점쳐졌구요.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의약품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바이오시밀러도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실제 지난 2023년 국내 기업들의 미국에 대한 제약 수출은 전체에서 약 15%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우리 기업의 제품에 관세가 적용되어 비싸진다면 현지에서 가격경쟁력을 현저히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삼성과 셀트리온은 이와 관련해 "미국 행정부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지 생산 등 대응전략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입니다.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