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에도 은행권이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꼼수를 써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은행권에 기준금리 인하가 은행별로 어떻게 전달되고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차주별·상품별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 및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 세부 데이터를 제출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통상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지표금리)에 원가 마진을 포함한 가산금리를 더한 뒤 우대금리를 빼서 최종 산출하는데, 최근 우대금리가 축소된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가계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의 작년 12월 기준 우대금리('가감조정금리')는 금리 인하 전인 9월 대비 눈에 띄게 축소됐다.
이 기간 우리은행의 우대금리는 2.23%에서 0.82%로 1.41%포인트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0.65%포인트(1.53%→0.88%), 하나은행이 0.28%포인트(2.19→1.91%), NH농협은행이 0.24%포인트(1.88%→1.64%), KB국민은행이 0.13%포인트(2.45%→2.32%) 줄어들었다.
금융권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출금리 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과도하다는 의심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적극적인 자금 공급을 주문했던 중소기업 대출금리(물적담보대출, 신규 취급액 기준) 공시를 살펴봐도 주요 은행의 우대금리 축소세가 두드러진다.
우리은행의 작년 12월 기준 우대금리는 9월 대비 0.48%포인트, KB국민은행은 0.34%포인트 줄어들었다.
이런 영향으로 정책적으로 대출을 조일 필요가 없는 부분들에서도 대출금리 인하 효과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시장금리 하락에도 이자이익이 늘어나면서 4대 금융지주는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 이익은 41조8천760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순이익 역시 모두 16조4천205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다.
금융당국은 대출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대출 금리에 반영되어야 한다며 적극적인 점검을 예고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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