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7.6조' 증발 위기…"골든타임 다가온다"

김대연 기자

입력 2025-03-06 17:44   수정 2025-03-06 17:44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폐지를 예고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조금을 못 받을 위기에 놓였습니다.

    미국에 더 많이 투자하라는 압박이 거세지는 모습인데, 문제는 삼성과 SK 모두 추가 투자 여력이 여의치 않다는 점입니다.

    취재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 나왔습니다.

    김 기자,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반도체법을 폐지하면, 우리 기업들이 보조금을 얼마나 못 받는 겁니까?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합해서 7조 6천억 원입니다.

    반도체법은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에 마련한 법안인데요.

    미국에 반도체 관련 시설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390억 달러)과 연구개발 지원금(132억 달러) 등 5년간 총 527억 달러, 우리 돈으로 75조 5천억 원을 지원한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는 내년 가동을 목표로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고요.

    SK하이닉스는 미국 인디애나주에 첨단 패키징 공장을 건설할 예정인데, 아직 첫 삽을 뜨지도 않은 상태입니다.

    반도체법을 근거로 삼성전자는 6조 9,300억 원, SK하이닉스는 6,700억 원의 보조금을 받기로 확정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법을 없애겠다고 하면서 최악의 경우 보조금이 증발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기자>

    미국에 공장을 더 많이 지으라는 겁니다.

    전문가들에게 취재를 해보니 대부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추가 투자를 유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텔 구하기' 압박을 받던 TSMC가 움직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최근 웨이저자 TSMC 회장은 미국에 1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45조 9천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도체법이 폐지되면, TSMC가 9조 2천억 원의 보조금을 못 받는데도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 건데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들어주고 환심을 사는 게 더 유리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미국에 공장을 더 지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까?

    <기자>

    업계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해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비용이나 인력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겁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 짓고 있는 공장 모두 가동을 시작한 단계도 아니고요.

    특히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주요 첨단제품 생산과 파운드리 라인을 화성, 평택 캠퍼스에 이미 구축한 상태입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태동지인 기흥을 중심으로 화성·평택·온양·천안 등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국내에 생산기지를 두는 게 효과적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그렇다고 삼성전자가 이대로 손 놓고 있으면 안 되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기자>

    사실 삼성전자가 더 늦기 전에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우선 미국 빅테크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옵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이종환 /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 HBM을 한국에서 생산하는데, 만약에 물량이 많아지면 증설을 한국에서 할 게 아니라 미국에서 한다는 거죠. (고객사로) 엔비디아는 당연히 필요하고요. 구글, 애플, 퀄컴 등 최대한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좋겠죠.]

    이미 TSMC는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것부터 성공했죠.

    TSMC가 미국에 투자를 늘리면, 국내 반도체 기업 입장에선 빅테크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다행히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고, 지난해 HBM 수요도 대폭 늘면서 미국 매출이 2.6배 증가했는데요.

    HBM의 경우 D램과 달리 선주문 방식으로 생산하는 만큼 삼성전자가 HBM 기술력을 입증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지적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산업부 김대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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