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 KDI가 '우리 경제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진단을 석 달째 이어갔습니다. 건설 경기 한파가 계속 중이고, 수출 역시 둔화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박승완 세종주재기자 연결합니다. 박 기자, 분석 내용 자세히 짚어보죠.
<기자>
지난달과 비교해 비관적인 톤이 한층 짙어졌습니다. '생산 증가세가 완만하다'는 부분은 삭제됐고요. '대외 여건 악화'라는 문구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구체화했습니다. '하방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표현은 '위험 확대'로 바뀌었고요.
실제로 1월 기준 전체산업생산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마이너스 전환했고요. 그중에서도 건설업은 30%에 달하는 감소폭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1월 마무리 공사가 몰리면서 지표가 급등했었던 기저효과도 작용했다는 설명인데요.
광공업이나 서비스업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산업 전반이 침체되는 분위기는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건설 경기가 어려운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결국 고용 시장, 또 길게 보면 내수 전반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겠죠.
<기자>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5만여 명 늘면서, 2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는데요.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에서 7천 명 증가했지만, 내국인만 놓고 보면 17개월 연속 감소입니다.
문제는 건설업인데, 2만 명 넘게 감소했습니다. 2023년 8월부터 1년 7개월째인데요. 고용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액이 감소해 올해 전망은 더 안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나이별로 나눠보면 30대와 50·60세 이상 고용보험 가입자는 늘어났고요. 29세 이하와 40대에서는 감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당 연령대의 고용보험 가입자 감소 폭은 역대 최대, 최장 기간 지속 중입니다.
<앵커>
국내 경기는 그렇고, 시선을 국외로 옮겨보죠. 우리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꺾이고,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전쟁 불확실성도 골칫거리일 겁니다.
<기자>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반도체 수출 고공행진이 끝나가는 상황입니다. 이에 더해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가뜩이나 힘든 우리 수출을 찍어 누를 가능성이 제기되는데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철강이 직접적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겁니다.
미국은 물론 다른 국가와도 통상 갈등이 심해지면서, 세계 교역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입니다.
정부는 오해는 풀고 협력할 길을 찾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오전 산업부 장관, 대통령실 정책실장 등과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가졌는데요. 미국에 우리 관세율을 설명하고, 조선·에너지 등에서 두 나라의 협의를 당부했습니다. 아울러 다음 달로 예정된 미국의 상호 관세와 관련된 비관세조치도 대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대내로는 기업과 가계가 모두, 대외적으로도 각종 난관이 겹겹이군요. 국회에서 논의 중인 추경은 어떻게 돼가고 있습니까?
<기자>
개최 여부가 불투명했던 오늘 국정협의회, 민주당은 참석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일단 추경이 급하다"는 판단인데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자신들이 35조 원 추경안을 냈으니 여당도 구체적인 안을 가져와야 한다는"입장입니다.
여야가 합의에 이를지는 아직이지만 추경에 따라서 증시나 채권시장의 반응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은 당장 오는 수요일로 예정된 미국의 소비자 및 생산자물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물가 움직임을 본 연준이 앞으로의 금리 조절을 어떻게 할지, 또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도 변수가 되진 않을지가 관건입니다.
무엇보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을 좌우할 헌재의 대통령 탄핵 선고가 이번 주 내에 나올 수 있죠. 지난해 말 계엄 사태의 충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떤 영향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세종스튜디오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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