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친(親) 가상화폐' 정책에 기대를 걸었던 투자자들 가운데 특히 레버리지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뉴욕 증시가 급락한 이날 가장 큰 손실을 입은 상장지수펀드(ETF)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 등락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 두 개로, 이날에만 30% 넘게 폭락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또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로빈후드의 주가 등락을 2배로 추종하는 펀드도 40% 하락했다. 로빈후드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으로 인기가 있다.
비트코인 가격을 2배로 추종하는 ETF 역시 20% 급락했다.
가상화폐 업계가 트럼프 행정부의 지금까지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가운데 이런 폭락세가 연출됐다.
블록웍스의 도노바 초이는 지난 7일 백악관에서 열린 '가상화폐 서밋'에 대해 "겉모습만 화려하고 실속은 없는 교과서적인 홍보 행사로 드러났다"며 "우리는 여전히 지켜보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확대로 인한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주목을 받았던 '트럼프 트레이드'가 식어버린 가운데 특히 투기성 종목이 크게 타격을 받는 모습이다.
스트래테가스의 수석 ETF 전략가 토드 손은 이러한 환경에서는 "레버리지 ETF와 같은 종목에 너무 많이 노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트레이딩의 수석 투자전략가 마이클 오루크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의 시장 혼란을 "과도기"라고 언급한 맥락에서 보면 투기성 종목들에서 "공격적인 매도세가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대규모 자금이 순유입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의 선두권에 자리를 차지했던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 ETF'도 지난달 처음으로 8억달러(1조1천700억원)의 자금 순유출을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도 1억3천만달러가 빠져나갔다.
또 테슬라 주가를 2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TSLA 불 2X 세어스(TSLL) 역시 올해 들어 70% 넘게 폭락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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