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제(성분명 소마트로핀)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관련 기업인 LG화학과 동아ST도 매출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모습입니다.
산업부 이서후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다른 의약품과 달리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국산 제품이 선점하고 있다구요.
<기자>
국내에서 성장호르몬제를 만드는 대표적인 기업은 LG화학과 동아ST입니다.
업계 투톱으로 꼽히는 두 회사는 매년 성장호르몬제 매출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의 성장호르몬 제품 '유트로핀'의 경우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약 43%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무려 30년 넘게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유트로핀의 정확한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만, 업계에서 추산한 수치를 보면
지난 2023년에는 약 1,500억원, 지난해는 이보다 20% 정도 늘어난 것으로 관측됩니다.
2위인 동아ST의 '그로트로핀'의 매출은 공개된 바에 따르면, 2020년 324억원에서 지난해 1,189억 원으로 성장했습니다.
반면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의 '지노트로핀'이나 머크의 '싸이젠' 등은 국내에서 처방액 300억~500억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앵커>
대부분의 제품이 소마트로핀으로 불리는 같은 성분인데, 우리 기업들의 제품이 유독 더 잘 팔리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보통 성장호르몬제는 매일 자기 전에 맞아야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입니다.
그런 점에서 수입 제품보다 100% 국내 생산되는 국산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거죠.
실제 지난 2020년 화이자 지노트로핀은 한때 생산이 중단되면서 국내에서 공급 부족 문제를 겪기도 했습니다.
또 국내에서 생산한 뒤 바로 유통되는만큼 관련 비용이 줄어들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한 점이 한몫했는데요,
성장호르몬제는 보통 3~4년까지 지속적으로 투여하기 때문에 소비자들 입장에선 같은 성분이라면 보다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려고 하는 겁니다.
현재 보험약가 기준으로 1단위(IU)당 가격을 비교해보면 화이자가 5,240원, LG화학이 4,833원 , 동아ST가 4733원으로 국산 제품이 더 저렴합니다.
<앵커>
서구화된 식습관 등으로 키가 작은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는데,
성장호르몬제에 대한 수요는 왜 급격하게 증가했나요?
<기자>
맞습니다. 실제 아이들의 평균 키는 더 커졌습니다.
남자 초등학생의 평균 키는 2013년 134.9㎝에서 2023년 139.2㎝로 4.3㎝ 커졌고, 같은 기간 여학생도 134.3㎝에서 137.1㎝로 2.8㎝ 커졌습니다.
평균 키가 커졌는데도 성장호르몬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것은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성장 클리닉도 동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늘어났고, 또 한자녀 가정이 많아지면서 투자심리도 높아진 겁니다.
이로 인해 값을 더 주고서라도 성장호르몬제를 비급여로 처방받는 사례가 늘어났습니다.
원래는 호르몬 이상 분비로 인한 성장부전 등 특정 질환을 진단받아야 건강보험으로 저렴하게 처방받을 수 있는데요,
단순 키 크는 목적으로 처방받을 경우 100% 본인 부담인데, 1년에 최소 700만원이 소요됩니다.
그런데도 현재 국내 성장호르몬 시장에서 비급여 처방 비중은 70% 수준일 정도로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려집니다.
다만 오랜기간 투여할 경우 갑상선 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정기적인 검사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앵커>
앞서 살펴본 두 기업 모두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반면, 아직까지 유의미한 해외 진출 성과는 없잖습니까.
향후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낸다면서요.
<기자>
현재 LG화학과 동아ST 모두 성장호르몬제 사업에서 내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달하고 있습니다
동아ST의 그로트로핀의 경우 지난해 국내에서만 1,189억원 매출 낸 반면, 해외 매출은 58억원에 그쳤습니다.
동아ST는 현재 브라질을 중심으로 중남미 지역을 우선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중남미 지역 특성상 공공입찰 수주를 확대해 매출을 늘리고, 동시에 아시아 등 추가 진출을 앞당긴다는 계획입니다.
LG화학은 태국 법인의 직판망을 활용해 동남아 시장에 수출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 중인 장기안정성 연구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빠르게 높인다는 전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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